신문법 개정 자율선택케 해야 좌편향·여론 왜곡 바로 잡을 수 있어

한국사회 혼란을 부채질하는 숨은 주범은 단연 인터넷 대형 포털이다. 무법자 공룡으로 성큼 진화한 대형 포털의 정상화 없이 사회안정은 없다. 신문법상 언론도 아닌 것이 '언론 위의 언론'으로 군림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들은 24시간 내내 정권을 공격하는 뉴스만 전면배치한다. 지식정보의 콘텐츠를 어지럽혀놓은 채 젊은이 심성마저 황폐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이 문제를 '견제 받지 않는 공룡 대형포털의 문제점'이란 제목 아래 평론가 조우석이 상하 두 차례로 나눠 점검한다. 첫째 올해로 35주년인 광주 5‧18을 전후한 이틀 동안 포털 다음카카오(모바일)의 뉴스 편집행위를 분석한 첫 글에 이어 이번 두 번째 글에서는 이걸 어떻게 정상화할까 하는 문제를 다뤘다. <편집자 주>

견제 받지 않는 공룡 대형포털의 문제점(하)

   
▲ 조우석 문화평론가
이메일· 게임과 함께 다양한 정보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포털을 너그럽게 보는 전문가들이 의외로 적지 않다.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까지 종일 들여다보고 노는 포털, 그리고 각종 매체가 쏟아낸 뉴스 소비의 90% 이상이 이뤄지는 이 공간이 큰 문제 없다는 시각이다.

이미 한국풍토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 시각이겠지만, 적극적으로 찬양하는 이도 일부 있다. 일테면 젊은 재미학자 한종우(미 맥스웰대 교수)는 인터넷을 포함한 소셜미디어에 무한히 긍정적이다.

그는 연전 펴낸 단행본 <소셜 정치혁명 세대의 탄생>(부키 펴냄)에서 인터넷은 민주주의 미래가 잠재된 공간이라고 단언한다. 대한민국은 미국과 함께 소셜미디어 혁명의 맨 앞줄에 있는데, 인터넷, 휴대폰, SNS, 유튜브, 팟캐스트 등이 확산되면서 재래식 공론장(公論場)은 네트워크 공론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낙관적 진단이다.

이걸 기반으로 청년층이 소셜 정치혁명 세대로 등장한 것은 축복이라는 평가인데, 필자는 동의하기 어렵다. 현재 인터넷 포털이 엄연히 한국사회 불안의 원인제공자란 판단 때문이다. 사실상의 언론행위 자체가 불법인데다가, 노골적인 정치적 좌편향은 분명 시정되어야 할 오류가 아닌가?

   
▲ 다음은 5·18 전야제와 관련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욕설-물세례에 도중 철수"라는 제목으로 흥분된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사진=YTN 캡처
인터넷 포털은 거의 반정부 폭주기관차

사실 우리와 미국은 형편이 다르다. 미국이야 책임 있는 주류가 존재하며, 기성정치의 틀이 원활하게 작동한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위험 사회이다. 공동체의 합의가 부족하며,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종북좌파 무리도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사회의 하수도 문화를 증폭시키고 있는 포털은 거의 반정부 폭주기관차 꼴이다. 그런 문제의식 아래 포털의 심각한 좌편향 문제를 필자는 며칠 전 일차 점검을 해봤다. 쟤네들의 입맛에 딱 맞는 소재인 광주 5‧18을 어떻게 다루고 있고, 장난을 치는가를 실시간으로 체크해본 것이다.

포털은 법률상 엄연히 언론이 아니고, 언론사로부터 사들인 기사를 제공해 먹고 사는‘인터넷뉴스서비사업자’에 불과한데, 체크 결과 한국사회의 여론을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있다는 게 새삼 확인됐다.

그러나 포털의 좌편향은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좌파매체 3각 동맹의 연결고리다. 저들은 언론노조 기관지 미디어오늘과 미디어스, PD저널을 비롯해 오마이뉴스, 노컷뉴스 등 온갖 좌파매체들이 만들어낸 뉴스를 우선 배열하는 장난질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이다.

다음카카오의 경우 JTBC와의 제휴 아래 앵커 손석희가 진행하는 뉴스와 KBS 9시뉴스를 매일 실시간으로 생중계한다. 저질 선동방송으로 전락한 JTBC 뉴스와, 말로만 국가기간방송인 KBS가 가장 삐뚜름한 매체로 변질됐다는 건 더 이상 비밀이 아닌데, 다음카카오는 이들과 즐겨 논다.

이런 공생-유착관계를 통해 좌편향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이란 실로 예사 문제가 아니다. 지난 10년 가까이 지켜본 대로 포털과 좌파 매체들이 거의 총동원되어 현정부에 불리한 이슈를 눈덩이처럼 굴려왔다.

광우병 사태, 천안함 폭침, 세월호 사건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현안마다 그들이 개입해 사회혼란을 부채질했고, 세상을 피곤하게 만든 장본인이 그들이다. 이게 정상인가? 이게 바람직한 사회환경이던가?
구체적으로 거의 악질적인 다음카카오,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 네이버가 문제인데 지난해 카카오와 합병한 이후 기대했던 성장이 외려 정체된 것으로 드러난 다음카카오의 선동질은 더욱 심해지는 느낌이지만, 책임있는 당국자를 포함해 누구 하나 제동을 걸지 않는다.

검색시장 70% 이상을 쥔 슈퍼공룡 네이버의 무책임도 걱정이다. 2009년 뉴스 스탠드제 이후 자체 편집은 포기했다고 하나 모바일에서는 여전히 자체 편집행위를 반복하는 중이다. 그래서 이들은 언론 위의 언론, 유사(類似) 언론이 맞다. 이런 공룡 포털을 어떻게 정상화시킬까? 우파 일각과 국회에서 산발적으로 제기해온 포털 개혁입법안 마련이 궁극의 해법이다.

   
▲ 다음은 여야 대표 김무성과 문재인이 기념식에서 정부의 방침을 무릎 쓴 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렬히 제창했다는 사실을 힘주어 보도함으로서 당·청간 지역간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사진=KBS 캡처
정식 언론으로 진출하는 길을 터주는 걸 제안한다

그래야 사실상의 언론기능을 하면서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며 정치선동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 핵심은 신문법(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 여부에 달려있다. 단 방향을 좀 바꿀 것을 이 자리에서 제안한다. 지금까지는 포털의 언론기능을 제한하는 쪽이었고, 그래서 야당이 협조적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포털이 자율 선택을 하게 하자는 것이다. 포털이 지금처럼 인터넷뉴스서비스 사업자로 남을 수도 있고, 덩치가 큰데다가 사실상의 언론 노릇까지를 해왔으니 기회에 정식 언론으로 진출하는 길을 터주는 것이다.

포털 개혁입법을 반대해왔던 야당도 이걸 반대할 명분이 없게 된다. 단 포털이 언론의 길을 선택한다면, 독자적으로 뉴스를 편집-배치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해온 뉴스 편집-배치이란 사실상 불법이었는데, 앞으론 이게 얼마든지 가능해지는 것이다.

대신 지금처럼 꿀만 빨거나(권리만 누리지 않고), 장난질(무책임한 선동 기사 배치)하는 게 힘들어진다. 기성 신문 방송 잡지 등 기성언론처럼 책임과 의무까지 다해야 한다. 독자적인 기사 생산을 위해 취재-편집인력을 새로 고용해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또 언론중재법의 규정을 따라야 하며, 개별 기사에 따른 민형사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다음카카오와 네이버가 용감하게 이 카드를 선택할 수는 있는데, 문제는 이게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포털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다”는 통념이 흔들리는 게 우선 부담이다. 기성언론의 반대도 장애물이 될 것이다. 기술적인 문제도 따로 있는데, 이게 의미있다.

즉 지금 포털이 운영하고 있는 다른 서비스(검색, 이메일, 쇼핑, 게임 등)사업의 화면과, 뉴스화면을 명확하게 구분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이래야 대중의 착각과 혼란이 현저하게 줄어들 수 있다. 부지불식 간에 머리에 스며든 ‘정치적 편향이 없는 포털’이미지를 잘라내는것이다.

물론 포털이 ‘어려운 언론의 길’을 포기한 채 순수한 포털, 중립적 포털로 남는 것도 자율적 선택의 하나다. 이 경우 자체변신이 필수다. 독자적인 뉴스 편집-배치를 영원히 포기한 채 미국의 구글처럼 무작위 배열에 따른 뉴스서비스만 제공하도록 해야한다. 특정 기사에 대한 접근은 오로지 독자의 검색과 판단에 따르도록 해야 하는 방식이다.

포털이 명실상부한 언론으로 가느냐 아닌가를 공론에 부칠 것을 필자는 거듭 제안하는 바인데, 물론 시비가 많고 논의가 무성할 것이다. 좋다. 어떤 경우가 되더라도 포털의 노골적인 정치적 편향성이란 마각이 좀더 드러날 것을 기대한다.

이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높아지는 것만 해도 적지않은 소득이다. 결정적으로 지금처럼 독자적으로 기사를 편집-배치하는 장난이 확 줄어들고 악의적 여론지배 현상이 줄어들 것도 기대된다. 어찌됐던 대한민국 만악의 근본인 포털의 가면 벗기기, 그게 우리 사회의 과제다. /조우석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