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대가정론’ 입각 결속 효과 노린 것
‘김주애 후계자’ 놓고는 전문가 견해 엇갈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둘째 자녀인 김주애를 관영매체를 통해 대내·외에 다시 공개했다. 27일 북한 노동신문 보도를 보면 김 위원장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개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김주애와 동반했다.

신문에 게재된 사진에서 김주애는 김 위원장과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 걷고, 김 위원장이 공로자들에게 인사할 때 박수를 치거나, 김 위원장 옆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고, 기념촬영 때 앉아 있는 김 위원장 쪽으로 몸을 기울여 얘기를 나눴다.  
  
앞서 노동신문은 지난 18일 ICBM 화성-17형을 발사한 소식을 다음날인 19일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사랑하는 자제분과 동반했다고 말하며 관련 사진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가정보원은 22일 국회 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동행한 자녀가 둘째 김주애가 맞다고 확인한 바 있다.

노동신문은 이번에 국방과학원 미사일 부문 관계자들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올리는 ‘충성의 결의 편지’도 공개했다. 이 편지에서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이)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과 함께 찾아오시어 우리들에게 남부러워할 특전을 안겨주시고”라거나 “변함없이 백두의 혈통만을 따르고 끝까지 충실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이 신형 ICBM 개발 완성을 선언하면서 아내 리설주는 물론 어린딸까지 대동해 가족을 부각시킨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내부결속 및 이미지 제고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해서는 견해차를 보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ICBM 관계자들이 편지에서 ‘조국과 후대들을 위해 우선 강해지고 보아야 한다고 하시던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라고 쓴 것을 볼 때 김주애의 등장은 후대의 안전담보를 확실히 강조하는 의미”라면서 “김 위원장 가족과 자식 동반으로 ‘사회주의 대가정’론에 입각한 결속효과를 노렸다”고 말했다.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27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2022.11.27./사진=뉴스1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대결 및 북미 간 대립 구도에서 화성-17형과 함께 김주애를 노출시킨 것은 핵무력만이 자식들을 지킬 수 있고, 나아가 핵무력만이 북한의 미래세대들을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기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딸 김주애의 노출은 후계구도와 관계없다.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속성을 이해한다면 김주애로의 후계 해석은 권력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북한이 김주애를 연달아 노출시킨 것은 핵무력만이 자식들을 지킬 수 있고, 나아가 미래세대를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노동신문이 김주애에 대해 ‘존귀하신 자제분’이란 특별한 존칭을 썼고,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이라는 표현도 사용해 앞으로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가 될 것임을 명확히 했다. 왕에게 여러명의 자녀가 있을 경우 가장 사랑하는 아이를 후계자로 내세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본인이 2021년 3월 미국에서 만난 김정은의 이모 고용숙 부부의 증언에 의하면 김정은의 8세 생일인 1992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측근 간부들에게 자신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김정은에 대한 찬양가요인 ‘발걸음’이 만들어진 것도 그때부터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ICBM 관계자들은 김정은에 올리는 편지에서 신형 ICBM 화성-17형에 대해 “경애는 총비서 동지 덕분에 세계최강의 절대병기의 최종 시험발사에서 완전 대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했고, “화성-17형은 명실공히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화성포’, 김정은 동지의 "대병기”라며 신형 ICBM 개발 완성을 암시했다.

이 밖에 노동신문은 이날 특이하게 ICBM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영웅칭호를 부여하고 메달 및 훈장을 수여한 사실을 공개했다. 또 화성-17형 개발과 관련된 군인들의 승진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장 자격으로 위관급 장교들의 승진까지 직접 챙긴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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