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에 '운명의 밤'이 다가오고 있다. 16강 진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벤투호는 조별리그 마지막 포르투갈전 필승을 다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오늘 밤 12시(3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을 치른다.

앞선 1, 2차전에서 한국은 1무1패를 기록했다. 첫 경기 우루과이전(0-0 무승부)도, 2차전 가나전(2-3 패배)도 태극전사들은 잘 싸웠다. 승리 소식을 전하지는 못했지만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최선을 다했다.

   
▲ 한국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활기찬 표정으로 훈련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승점 1점밖에 얻지 못한 한국은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는 없다. 포르투갈을 이기더라도 우루과이-가나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가려진다. 그래도 일단은 포르투갈을 이겨놓아야 16강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승리만을 바라보고 달린다.

한국의 상황은 좋지 않다. 안와골절 부상과 수술로 안면보호 마스크를 쓰고 출장을 강행하고 있는 손흥민, 우루과이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해 테이핑을 하고 가나전을 거의 풀타임 소화하며 부상이 덧난 김민재, 가나전에서 상대 선수와 부딪혀 머리에 피를 흘리면서도 붕대를 감고 뛰었던 황인범, 허벅지 부상이 완치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두 경기를 뛴 김진수 등 부상 선수들이 많다. 황희찬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1, 2차전 모두 결장했다.

최상의 전력은 아니지만 벤투호는 최고의 투지로 뭉쳐 포르투갈전을 준비하고 있다.

가나전에서 주심의 어이없는 종료 휘슬에 강력하게 항의하다 퇴장 당한 벤투 감독은 이번 포르투갈전을 지휘할 수 없다. 사령탑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은 분명 핸디캡이지만, 벤투 감독이 레드카드를 불사하며 던진 메시지는 오히려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하고 더 단단히 뭉치게 만들었다.

'뉴 스트라이커' 조규성이 가나전 2골로 자신감이 넘치고, '막내형' 이강인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활력소가 되고 있다. 부상에서 거의 회복한 황희찬은 출격 대비한다. 사소한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들도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포르투갈전이기에 통증쯤은 던져버리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포르투갈은 이미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이런 점이 한국에 조금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포르투갈은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하겠다고 공언을 하긴 했지만 16강 이후 토너먼트를 감안하면 굳이 무리하게 전력을 다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강하게 나가면 몸을 사릴 수 있다. 또한 이미 경고 1장씩을 받은 브루노 페르난데스, 후벵 디아스, 주앙 펠릭스, 후벵 네베스 등 주축 선수들은 16강전을 대비해 한국전에는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가나전에서 너무나 아쉽게 2-3으로 졌지만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질책보다 응원을 보냈다. 울면서 방송 인터뷰에 응했던 한 팬은 져서 우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싸워줬기 때문에 감동을 받아 눈물이 난다고 했다.

한국은 포르투갈전에서 패하거나, 이기고도 16강 진출에 실패할 수 있다. 설령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 또 감동을 준다면 그것으로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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