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애런 저지(30)가 홈런 신기록과 MVP 수상을 앞세워 천문학적 몸값을 이끌어냈다. 원 소속팀 뉴욕 양키스와 메이저리그(MLB) 역대 FA(프리에이전트) 최고액 계약을 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은 소식통을 인용해 저지가 양키스와 계약 기간 9년, 총액 3억6000만달러(약 4742억원)의 초대박 FA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아직 양키스 구단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계약에 합의했으며 메디컬 테스트 등 형식적 절차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저지의 이번 계약은 2019년 브라이스 하퍼(30)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맺은 13년 3억30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FA 최고 규모 계약이다. 2019년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12년간 4억2650만달러에 계약한 것보다는 적지만 트라웃의 경우 FA가 되기 전 에인절스가 미리 계약을 했기 때문에 FA 계약만 따지면 저지가 최고 기록이다.

   
▲ 사진=뉴욕 양키스 SNS


저지의 연평균 몸값은 4000만달러에 이른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3위, 타자 중에선 단연 1위다. 저지보다 연평균 몸값이 높은 선수는 지난해 뉴욕 메츠와 3년 1억3000만달러에 계약한 맥스 슈어저, 이번 오프시즌 역시 메츠와 2년 8666만달러에 계약한 저스틴 벌랜더 등 두 명의 투수뿐이다. 둘 다 연평균 금액은 4333만달러지만 계약 기간은 3~2년으로 저지보다 훨씬 짧다.

저지는 계약에 대한 선구안과 타이밍으로 몸값 뻥튀기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는 저지에게 7년 2억1350만달러의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시즌만 채우면 FA 자격을 얻는 저지는 이 제안을 거부했다.

그리고 올 시즌 타율 0.311에 62홈런 131타점의 눈부신 성적을 냈다. 타율 2위로 아쉽게 트리플크라운은 놓쳤지만 홈런과 타점에서는 압도적 1위로 타이틀을 차지했다. 출루율(0.425)과 장타율(0.686)도 1위로 OPS(출루율+장타율)가 1.111이나 됐다.

특히 저지의 62홈런은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이었을 뿐 아니라 약물 복용과 무관한 '청정 홈런'으로는 최다 기록이기도 해 그 가치를 더욱 높이 평가 받았다. 시즌 MVP도 당연히 저지 차지였다.

이렇게 올 시즌 화려한 성적을 갖고 FA 시장에 나온 저지는 협상 테이블에서 양키스가 제시한 8년 3억달러를 튕겼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저지 영입전에 뛰어들면서 몸값은 더욱 뛰어올랐고, 결국 양키스와 9년 3억6000만달러 역대급 계약을 이끌어냈다.

이번 계약으로 저지는 만 39세가 되는 2031년까지 양키스 유니폼을 입게 돼 사실상 양키스 원큽럽맨으로 남은 선수 생활을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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