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중심 잔고↑…다음주 美FOMC‧11월 CPI에 '시선집중'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매년 12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주가지수가 상승하는 ‘산타랠리’ 기대감이 올해는 점점 옅어지는 양상이다. 국내 증시는 최근 약세를 보인 미 증시와 흐름을 같이 하며 연일 하락세다. 이 가운데 월별 일평균 대차거래 잔고가 70조원 수준까지 오르며 올해 최대 수준까지 상승했다. 통상 대차잔고는 공매도의 ‘총알’ 성격을 띠기 때문에 시장 전망이 그만큼 부정적으로 기울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 12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주가지수가 상승하는 ‘산타랠리’ 기대감이 올해의 경우 점점 옅어지는 양상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외 주가지수가 침체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2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한 데 이어 5거래일째인 이날에도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이날은 한국시장 선물옵션 만기일이기 때문에 강력한 반등 확률은 높지 않은 형편이다. 최근 들어 국내지수를 지지해줬던 외국인들이 강한 매도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시황의 특이사항이라면 특별한 악재를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현시점 거론할 수 있는 악재라면 미국발 긴축 우려(다음주 미 FOMC)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정도지만 새로운 재료는 아니다. 오히려 지난달 말 무렵부터 이 악재들이 어느 정도 소화되는 양상을 나타냈기에 이달 초 하락세가 더 의외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심지어 달러 환율도 13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음에도 증시 반등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국내 지표가 있다. 월별 일평균 대차잔고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대차잔고는 69조7477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이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이달 월평균을 내면 약 73조240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내내 이 수치는 70조원을 넘긴 상태에서 유지됐다. 

대차거래란 차입자가 주식을 유상 대여하고 계약이 끝나면 같은 주식으로 상환하는 거래를 일컫는다. 또한 이는 빌려 온 주식을 매도하는 공매도와 상호 연관성을 지닌다. 즉, 대차잔고가 늘어나고 있었다는 점은 그만큼 큰 규모의 공매도가 준비되고 있었다는 쪽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사후적 분석이지만 이달 초 하락의 ‘복선’이 대차잔고에서 어느 정도 깔려 있었던 셈이다. 

대차거래 잔고 상위 종목들을 보면 대부분 국내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포진돼 있다. 지난 7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기준 1위 종목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로 금액은 8조1300억원에 달한다. 이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2조8148억원), KODEX200(1조8225억원), 셀트리온(1조8031억원) 등의 종목이 눈에 띈다. 

단기적으로 시장의 시선은 다음 주(13~14일)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그리고 FOMC 회의 첫날 발표되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쏠리는 추세다. 이 수치들이 발표되면 지금까지 ‘예상’에 의해 등락을 반복했던 지수들이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방향성을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명징한 방향성이 드러나기 전까지 투자자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수적인 투자 포지션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허석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Fed)이 급격한 경기하강을 방지하고자 한다면 침체는 깊지 않으나 긴축 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연준이 강한 긴축 기조를 보이며 침체가 더 임박해진다면 장기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면서 “두 시나리오 모두 주가에 좋지 않으며, 첫 번째 시나리오를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는 장기채권 매수 매력도 낮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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