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예산안 기자간담회서 박홍근 “정기국회 내 통과…물리적 시간 안돼”
“정부안·수정안 중 택해야”…예산안 협상 지연 책임 김진표·정부여당에 전가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마저도 2023년도 정부 예산안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신경전을 이어갔다. 더욱이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 없이 민주당이 예산안을 단독 처리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어, 정기국회 내 예산안 통과는 물 건너갔다.

정기국회 내 정부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은 지난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2023년도 예산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선 정부 원안과 수정안 중 양자택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월 9일 국회에서 본회의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앞서 민주당은 예산안과 관련한 여야 협상이 결렬되자 ‘감액 중심 수정안’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해임건의안’ 단독 처리를 시도했다. 그러나 김진표 의장이 여야 합의 없는 본회의 개최에 반대함에 따라 일방적으로 편성된 두 예산안을 언급하며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더불어 사실상 수용 가능성이 없는 제안을 함으로써 예산안 처리 지연의 책임을 김 의장과 정부여당 측으로 넘기고 정기국회 내 예산 협상 불발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 원내대표는 “예산안 수정 작업이라는 게 여야 합의로 바로 되는 것이 아니다”며 “지금 당장 예산안에 협의를 거친다고 가정해도 물리적으로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는 불가능하다”면서 오는 10일부터 개최되는 임시회에서 예산안 협의를 지속할 수밖에 없음을 밝혔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현재 정부여당과 예산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가 ‘초부자감세’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이 법인세 인하, 주식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 상향 등 소수의 이익 보장을 고집해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예산 협상 과정에서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야당이다 보니 발목 잡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 최대치 양보하면서 임했다”며 “그러나 집권 세력은 소수 의석을 가지고 있을 때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양보안을 내놓고 타협점을 찾을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은 온 데 간 데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협상 불발의 책임이 정부여당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끝으로 그는 임시회에서 지속될 수밖에 없는 예산안 협상에서 정부여당이 고집하고 있는 초부자감세를 막고, 정부 예산안에서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해 기초연금 부부 감액제 폐지, 지역화폐 예산 확보, 임대주택 예산 확충 등 7대 민생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