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선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 논란을 딛고 황금장갑을 품에 안는 영광을 누렸다.

안우진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수상자로 호명됐다.

안우진은 전체 투표 313표 중 179표(57.2%)의 과반수 지지를 얻어 97표(31.0%)의 김광현(SSG 랜더스)을 제치고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안우진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당연해 보인다. 안우진은 30경기에 등판해 15승8패 평균자책점 2.11의 성적을 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224개) 부문 타이틀을 따 2관왕에 올랐다. 특히 224탈삼진은 역대 국내 선수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었다.

하지만 안우진의 수상을 장담할 수 없었던 것은 '학교폭력(학폭)' 꼬리표 때문이다. 휘문고 시절 학교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안우진은 이로 인해 프로 입단 당시 출전 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프로 5년차가 된 지금도 학폭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안우진은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내고도 최동원상 후보에서 제외됐고,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관심 선수(예비 엔트리 성격) 50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런 안우진이기에 골든글러브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는데, 투표 결과는 과반수 이상의 지지로 나타났다. 안우진의 실력과 성적이 워낙 뛰어나기도 했고, 학폭 사건 당시 피해자였던 후배들이 지난달 직접 나서 안우진을 옹호한 것도 투표인단의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값진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은 안우진은 "이렇게 멋진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소속팀 키움이) 우승은 못했지만 높은 곳에서 마무리할 수 있어 좋았다. 끝까지 열심히 던질 수 있었던 건 키움 팬분들이 응원해주신 덕분이다. 힘든 줄도 몰랐다"면서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이고, 더 좋은 선수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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