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도둑질…임금피크제 도입 등 청년고용절벽 허물어야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추진되고 있는 공무원연금이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 기득권세력들의 제 밥그릇 지키기에 정치권의 눈치보기가 더해지면서 미래를 도둑질하는 못된 어른들이 그들만의 굿판을 펼치고 있다.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숫자놀음을 벌이고 있는 공무원연금개혁이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싫어하는 국민은 없다. 제 호주머니 두둑해지는 걸 싫어할 사람이 대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그것이 제 자식과 미래 세대를 팔아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해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이라는 이슈로 공무원연금개혁의 본질을 변질시키고 있다.

   
▲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추진되고 있는 공무원연금이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 기득권세력들의 제 밥그릇 지키기에 정치권의 눈치보기가 더해지면서 미래를 도둑질하는 못된 어른들이 그들만의 굿판을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금의 공무원연금, 국민연금 시스템 아래서는 기존 공무원이나 기성세대가 자기가 낸 돈보다 더 받아간다. 그리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려서 더 많은 연금을 주기 위해선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이 그 돈을 감당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 늪에 빠진 우리나라는 현 연금체제를 유지하더라도 머지않아 청년 1명이 노인 1.1명을 부양해야 하는 현실에 부닥친다.

국민연금을 더 주겠다는 야당의 주장은 2060년 이후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부담을 감당해야 할 세대의 동의도 없이 그들의 재산과 미래를 강탈하는 파렴치한 짓이다.

취업 절벽에 부딪쳐 ‘삼포세대’를 지나 ‘오포세대’도 모자라 ‘칠포세대’(연애·결혼·출산·대인관계·내 집 마련·꿈·희망)에서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이제 빚 폭탄마저 안기려 하고 있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올해 고용시장의 한파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조정, 2%대 성장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 ‘고용없는 성장’이 심화되면서 청년층의 취업난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KDI는 올해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30만명대 중후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고, LG경제연구원은 33만명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42만명, 내년 38만명으로 전망했다.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30만명대 중반에 머물 경우 지난 2010년의 32만3000명 증가 이후 5년만에 최저치이다.

   
▲ 미래세대에 빚더미를 안기고 배 불리, 발 편히 뻗고 자는 ‘참 나쁜 어른’이 되어서는 안된다. 지금이라도 미래세대를 담보로 표에 휘둘려 영원한 역사의 오점, 오명을 남겨서는 안된다. /사진=연합뉴스
고용사정 악화로 가장 타격을 받는 계층은 실업자와 생애 첫 취업을 통해 사회에 진출하려는 청년층이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지난달 10.2%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24~29세 실업률도 9.3%에 이른다. 지난달 전체 실업률 3.9%의 2배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학생을 제외하고 취업 의향이 있는 젊은이 10명 중 1명은 실업자인 셈이다.

건강하고 역동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용절벽에 막힌 청년층에게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그 몫은 오직 기성세대만이 할 수 있다. 임금피크제와 연차 휴가 활용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에 힘을 보태야 한다.

상위 10% 고소득 임직원의 연봉 인상을 3%로 자제하고 이를 신규채용을 위한 인건비로 활용해도 15만~22만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

내년부터는 정년도 2년 더 늘어나 60세로 연장된다. 직장인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취업을 못한 청년층에게는 또 다른 벽이다.

국가적으로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룬다면 정년 연장은 청ㆍ장년층 모두에게 축복이다. 하지만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일자리를 두고 청ㆍ장년층 간 세대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정년 연장으로 인한 노·사 간, 세대 간 갈등을 봉합하면서 고령화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년 보장 아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은 근로자의 정년을 보장해주고 근로자는 임금피크제를 수용해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려주어야 한다.

미래세대에 빚더미를 안기고 배 불리, 발 편히 뻗고 자는 ‘참 나쁜 어른’이 되어서는 안된다. 지금이라도 미래세대를 담보로 표에 휘둘려 영원한 역사의 오점, 오명을 남겨서는 안된다. 진정 미래세대를 위해 ‘아나바다(미래세대를 아끼고, 일자리를 나누고, 바로 세워주고, 다시 함께 가자)’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