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가 27일 서울에서 열린 데 이어 28일에는 한미 수석대표와 중국 측 수석대표의 연쇄 양자 협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미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가 27일 서울에서 열린 데 이어 28일에는 한미 수석대표와 중국 측 수석대표의 연쇄 양자 협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미 수석대표가 나란히 중국을 찾아 연속적으로 협의를 이어가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어서 북한에 대한 강한 압박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한미일 협의에서는 북한에 대한 억지·압박·대화 방안 중 어떤 부분을 강화하고 보안할 것인지를 협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와 관련한 대북 협상이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비핵화 대화 재개 노력보다는 북한의 추가 도발 억지수단 확보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김정은 정권이 줄기차게 각종 핵·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마당에 대화 전략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미일 3국 6자회담 대표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권력층 숙청 등으로 야기된 북한 정세 변화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 등에 대한 평가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한미일 3국 수석대표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지하고 북한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합의했다.

황 본부장은 “우리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한미일 3국은 북한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북한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며 이런 과정에서 중국 및 러시아와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황 본부장은 “북한에 강력한 압박과 적극적 대화유도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면서 “북한이 대화에 나오지 않는 것이 길어질수록 국제사회의 압력을 가중될 것이고 외교적 고립도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미는 이날 3자 회동 결과를 토대로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추가적인 노력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수석대표는 중국에서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각각 양자협의를 가지는 형식이지만 사실상 ‘3자 협의’를 하는 효과가 있어 북한에 대한 압박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양자 대표의 동시 방문을 허용한 것 자체로 북한의 SLBM 위협 등에 따른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성 김 특별대표는 우다웨이 특별대표에게 대북 추가 제재의 당위성 등을 설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압박 수단의 하나로 북한 인권문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18일 서울에서 한미외교장관회담을 가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그는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사회 모멘텀 유지를 위해 다각적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북한 주민의 인권향상을 위해 유엔 등 국제사회와 함께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제사회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압박을 할 때마다 북한은 적극적인 방어논리를 펴며 나름의 인권개선 조치를 주장한 일도 있다. 따라서 작년 연말 김정은에 대한 ICC 회부 모멘텀을 계속 살려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시켜나가는 데 중국의 동참 여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