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여야, 19일까지 합의할 것”…예산안 갈등 임시 봉합
야권 "국정조사 할 때"…10.29참사 진상 규명으로 전열 정비
이상민 문책·사법 리스크 대립 예고돼 '민생 협치' 첩첩산중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부쩍 추워진 날씨만큼 연말 정국도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국회의장 중재로 여야가 2023년도 예산안에 이견을 좁히고 있지만, 10.29참사 국정조사 등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여야는 예산안 정국을 타결한 뒤에도 민생을 위한 협치 보다 정쟁의 연장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2022년을 보름 남겨둔 16일, 여야는 2023년도 예산안 합의에 여전히 마찰음을 내고 있다. 이들은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2일)과 정기국회(9일)는 물론 김진표 의장이 통보한 최종시한(15일)까지도 예산안에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 새해 예산안 처리와 관련 김진표 국회의장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월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하지만 여야는 민생 경제를 위한 조급함보다 각자의 예산안을 관철시키는 것에 더욱 애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김진표 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와 이날 재차 회동을 가지고 “오늘 중 큰 틀에서 합의안을 발표하고, 세부사항은 준비를 거쳐 월요일(19일)에 합의할 수 있도록 결단 해달라”며 최종 합의를 이룰 것을 강조했다.

김 의장이 거듭 중재에 나선 끝에 여야는 이날 예산안 지연에 대한 책임감을 표명하고 갈등을 일시적으로 봉합하게 됐다. 

이에 국민들 또한 다가오는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서라도 여야가 예산안을 조속히 합의하고 민생 협치에 나서주기를 촉구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바람과 달리 예산안 타결에도 민생 협치는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선 ‘선 예산안, 후 국정조사’합의에 따라 10.29참사 국정조사 진상 규명 과정에서 여야 공방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안 마찰이 지속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10.29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재차 상기했다. 

이재명 대표는 “오늘은 이태원에서 수많은 분들이 정부의 잘못으로 참사를 당한지 49일이 되는 날”이라며 예산안을 타결한 다음 국정조사로 정부의 잘못을 추궁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또 민주당은 국민의힘 ‘국조특위 위원들의 복귀’와 ‘국정조사 기간 연장’을 촉구하고 정부 책임론으로 연장전에 나서기 위한 진열을 재정비했다. 더욱이 이들은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해임건의안이 사실상 거부된 것에 탄핵소추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더욱 강화할 것을 예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정부책임론에 사법 리스크를 물고 늘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일 법무부는 뇌물수수혐의 등으로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는 본회의 보고 24시간 후 72시간 이내 처리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현재 노 의원 사법 리스크에 적극 맞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본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음에도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진 않았다. 부정적 여론과 노 의원이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역풍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이재명 당 대표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체포동의안을 민주당 주도로 부결할 경우 불체포특권을 활용한 ‘방탄’이란 공격에 노출되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의 전초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정부책임론에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지는 ‘방탄’ 프레임으로 맞설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당 전체가 나서서 이 대표를 지키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진실은 바뀌지 않으며, 드러나는 범죄 혐의를 감출 수 없다”며 국정조사 압박에 '방탄' 여론 조성에 박차를 가했다.

따라서 다가오는 경제 위기를 위해 여야가 힘을 합쳐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연말 민생을 위한 협치는 정쟁으로 실종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