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 2023년 정세전망서 "어려운 작업" vs "수령체제 논리로 가능"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달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을 과시하면서 처음으로 자녀를 공개한 이후 ‘김주애 후계자설’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김주애가 어머니 리설주를 빼닮은 스타일로 공개석상에 나서면서 봉건사회를 고수하는 북한 지도부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김 총비서와 리설주 사이에 3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김주애는 둘째자녀로서 10세로 추정되고 있다. 2009년 결혼한 김 총비서와 리설주는 2010년, 2013년, 2017년 자녀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첫째 자녀가 아들이라는 추정이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19일 김 총비서가 전날 ICBM 발사장에서 리설주, 김주애를 대동해 김 총비서의 말을 경청하는 모습과 김 총비서가 김주애와 발사장 내부를 걸어서 시찰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게재했다. 

이어 27일에도 김 총비서가 화성-17형 개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김주애를 동반한 사진을 게재했다. 김주애는 김 총비서와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 개발 공로자들 앞을 걸어갔으며, 김 총비서가 손을 들어 인사할 때 박수를 치는가 하면, 김 총비서와 속삭이듯 얘기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아직 40대 젊은 나이의 김 총비서가 자신의 자녀를 이른 시기에 공개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북한의 다음 지도자는 늘 베일에 가려져 신비주의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주애가 '가장 사랑하시는 자제분'이란 수식어를 달고 ICBM 발사장에서 처음 공개된 점 때문에 후계자설을 포함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27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2022.11.27./사진=뉴스1

일단 전문가들은 김주애의 등장에 대해 미래세대의 안전을 담보한다는 의미, 나아가 새로운 세대를 아우르는 통치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앞으로 김주애가 미래세대에 대한 호소 및 통합 메시지에 활용될 것이라는 분석, 또 8세 나이에 후계자로 낙점된 김정은처럼 김주애도 이미 후계자로 낙점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주애 후계자설’은 지난 16일에 열린 통일연구원의 2023년 정세전망 세미나에서도 논쟁을 불렀다. ‘백두혈통’이라고 이름 붙여진 김씨 일가가 3대세습을 한 북한에서 여성을 최고지도자로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라는 주장과 이미 북한에서 ‘2인자 김여정’이 통하는 것을 볼 때 여성이든 남성이든 혈통 계승이 중요한 것이라는 주장이 대립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남성 중심적 사회인 북한에서 여성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작업이 필요하고, 최고지도자를 어린시절부터 노출한 것은 경호 측면에서도 쉽지 않으며, 따라서 김경희나 김여정처럼 대내 메시지를 제고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측면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앞서 김주애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도 “친딸을 등장시켜 후대의 안전담보를 확실히 강조하는 의미로 북한 당국이 ‘사회주의 대가정’론에 입각한 결속 효과를 노렸다”고 평가한 바 있다.

반면,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백두혈통의 친딸이 나타났으므로 후계구도와 관련짓지 않을 수 없고, 영국 여왕처럼 북한도 수령체제를 가장 잘 이끌 사람이 후계자가 될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김경희와 달리 김정은정권에서 김여정이 2인자로 불리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원장은 “북한에서 차기 지도자는 성별보다 수령체제 논리를 통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여기에 김 총비서가 부인과 자식을 내세워 비록 핵 개발을 강조하는 독재자이지만 가장으로서의 이미지를 덧씌우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