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차례 열린 금통위서 기준금리 총 7번 인상
올 한 해는 세계적으로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긴축이 심화됐던 한 해였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통화긴축 여파와 국내 높은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여신과 수신상품 금리가 오르면서 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졌고, 은행으로 자금이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심화됐다. 주요 금융지주는 은행 부문 이익이 크게 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편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던 주요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물러나면서 '세대교체'속 '관치금융' 부활 우려도 감지됐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을 마무리하며 한 해 금융권에서 일어난 주요 이슈를 되돌아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올해 금융권은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高) 복합위기가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가운데 글로벌 통화긴축 강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올 한 해 기준금리는 연 3.25%로 인상돼 가파른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크게 가중됐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월 24일 한국은행에서 브리핑실에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하여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기자협회 제공


◇올 한 해 기준금리 2.25%P 인상… 대출이자에 영끌족 '울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3.0%에서 연 3.25%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2012년 7월(3.25%) 이후 약 1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한은 금통위는 올해 8차례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한 차례(2월 24일)를 제외한 총 7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베이비스텝 5차례,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이 2차례 단행됨에 따라 기준금리는 연내 2.25%포인트 인상됐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도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지난달 은행권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사상 처음 연 4%대를 돌파했다. 2010년 공시 이후 최고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8%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어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은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1752조7000억원)와 비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변동금리 비중(74.2%)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를 추산한 결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4만 4000원 늘어난다. 인상폭이 0.50%포인트로 커지면 연간 이자 부담은 32만7000원 증가한다.

문제는 금리인상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은이 당분간 긴축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연 3.5%~3.75%로 보고 있다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역머니 무브' 현상=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3%대로 진입하며 은행의 수신금리가 빠르게 인상되자 시중 자산이 은행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도 가속화됐다.

지난 7월 직전달 대비 21조6000억원 늘어난 정기 예적금은 8월 34조1000억원, 9월 4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월엔 한 달 새 45조9000억원이나 불어났다. 한은이 2001년 12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20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금리 인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금 최고 금리는 지난달 5%대로 진입했다. 현재는 금융당국이 치솟는 대출금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은행권에 예금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리면서 4%대 후반으로 내려온 상태다. 다만 내년 초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수신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심리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시중 자금의 은행 쏠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