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전·현직 국제축구연맹(FIFA) 고위간부 체포와 무더기 기소로 전세계 축구계가 술렁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은 케이맨 제도의 제프리 웹과 우르과이 에우헤니오 피게레토 FIFA 집행위원회 부회장을 포함한 전·현직 FIFA 간부 9명과 미국과 남미의 스포츠 마케팅 회사 임원 5명을 뇌물수수 및 돈세탁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에 의해 탈세, 뇌물수수와 공갈, 사기, 돈세탁 등 47가지 혐의로 기소된 웹 부회장등은 지난 1991년부터 최근까지 24년간 대회중계권 몰아주기 등으로 1억5000만달러(한화 1657억원)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 FIFA 고위간부 체포. FIFA가 창설 11년만에 고위간부 뇌물수수 및 돈세탁혐의로 위기에 빠졌다. /사진=FIFA 고위간부 체포 MBN 캡쳐 
미국과 스위스의 공조 수사로 진행될 이번 수사로 FIFA는 창설 111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과정에서 뇌물수수 등 비리의혹이 불거지면서 내사에 착수한 미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유치과정에서 큰 돈이 오간 것을 확인했다.

미 법무부가 27일 공개한 FIFA 뇌물의혹 관련 공소장에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치과정의 돈 거래 정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다.

당시 FIFA 집행위원이었던 잭 워너 FIFA 부회장은 호텔방에서 1만 달러 묶음으로 채워진 가방을 받아올 것을 지시하고 지시를 받은 인사를 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모로코도 100만달러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워너 전 부회장은 ‘표 단속’용으로 악용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차기선거를 앞둔 제프 블라터 FIFA 회장도 코너에 몰렸다. FIFA 고위간부 체포에 연루된 제프리 웹 FIFA 부회장, 잭 워너 부회장, 에두아르도 이 집행위원장 등은 모두 블라터의 측근들이다.

34년의 블라터 체제속에 17년 동안 장기집권을 해 온 블라터 FIFA 회장의 체제가 무너지면 차기 리더는 알리 빈 알 후세인(40·FIFA부회장) 요르단 왕자가 된다.

잭 워너 FIFA 부회장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증거가 속속 나오면서 수사 불똥은 블레터 회장으로까지 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현직 FIFA 고위간부 체포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잭 워너 FIFA 부회장, 제프리 웹 FIFA 부회장, 피게레토 부회장과 에두아르도 리 FIFA 집행위원, 코스타스 타카스 북중미축구연맹회장 보좌관, 라파엘 에스키벨 남미축구연맹 집행위원, 홀리오 로차 FIFA 발전위원 등 7명이다.

28일 뉴욕타임스는 FIFA 비리수사가 확대되면 기소 대상자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7명의 전·현직 FIFA 고위간부 체포에 이어 총 14명을 기소한 미국 법무부 관계자는 25명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