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3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의결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종 금리 수준과 유지 기간은 물가 흐름 등과 함께 경기, 금융·외환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은 23일 의결한 '2023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통해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내년 중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해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용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2023년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 중반을, 식료품과 에너지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2%대 후반을 각각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 변동과 원/달러 환율 움직임,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폭을 포함해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은은 경제주체들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경제전망과 향후 정책방향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성장에 대해서는 상반기까지 글로벌 경기둔화에 주도 기인해 잠재수준을 하회하는 성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이후에는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부진이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주요국 통화긴축 속도와 지정학적 갈등 전개 양상 및 중국 방역정책 변화 등이 성장경로의 리스크 요인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비는 회복세를 이어가겠으나 금리상승 등으로 그 속도가 점차 완화해지겠으며, 수출과 투자는 주요국 성장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둔화 영향에 따라 실업률은 상승하고 고용쥴은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 지속 전망과 부동산 관련 자금시장의 신용 경계감 등을 고려할 때 자본 유출입과 주요 가격변수의 높은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경기 둔화폭이 예상보다 커질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관련 자금시장 불안이 재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다 글로벌 달러화 유동성 축소 지속, 주요국 경기 둔화폭 확대에 따른 글로벌 투자심리 회복 제약 등이 외환 부문의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은은 금융시스템과 관련해선 금융기관의 높은 자본비율 등을 고려할 때 대체로 안정성을 유지하겠지만,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큰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의 유동성 리스크는 증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높은 대출금리와 자산가격 조정 등의 영향으로 취약부문의 대출 부실 위험도 지적된다.

한편 금융기관 대출은 부동산시장 부진,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올해에 비해 증가규모는 축소될 전망이다. 가계대출은 주택거래 부진과 높은 금리수준 등으로 소폭 감소하고, 기업대출은 경기둔화 우려와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강화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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