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당당히 출두하라"…사법 리스크 압박
단일대오 균열…DJ·친문계 줄 등용으로 땜질
노웅래 체포동의안 표결, 계파 통합 분수령 전망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성남FC 부정 의혹으로 소환 조사를 통보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계파 끌어안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도부 출범 4개월 만에 사법 리스크로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자 당내 통합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민주당은 친명계와 비명계 사이 이견이 분출되고 있다. 특히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점화로 내부 불평이 더욱 빈번하게 나타나는 중이다.

그간 비명계는 이재명 지도부가 전당대회에서 77.77%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출범한 탓에 불평을 숨죽이고 있었다. 당심과 민심을 역행하면서까지 눈총을 받는 것은 부담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대표가 8월29일 오후 경남 양산의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그러나 최근 비명계는 공공연하게 이재명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천권을 포기하라’는 지적부터 ‘대표직에서 사퇴하라’는 압박까지 가하고 있다.

더욱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점화되자 이른바 ‘손절’의 기미도 보이고 있다. 검찰 소환 통보에 대한 대응 방안이 친명계를 중심으로 ‘불응’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음에도, 비명계는 ‘소환에 응해야 한다’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이들은 ‘이 대표가 당당하다면 무죄를 증명하면 될 일’이라면서 떳떳하게 출석하는 것이 방탄 공세를 벗어날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단일대오에 균열이 발생됨에 따라 여당에서 나올법한 주장이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런 주장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배경에는 이 대표의 ‘민생’ 행보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탓으로 파악된다.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매번 민생 카드를 꺼내들며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민생투어에 나섬에도 반응이 다소 싸늘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히려 ‘방탄 투어’라는 비아냥 마저 나온다. 그러자 비명계는 이 대표의 경쟁력이 소멸되고 있다고 판단해 미리 거리감을 두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자 정치권에서는 내년 초 ‘민주당의 길’ 토론회를 출범하는 비명계가 세를 결집하고 본격적으로 실력 발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단일대오에 균열이 가속화될 조짐이 포착되자 이 대표는 비명계에 손을 벌리게 됐다. 특히 비명계의 주축인 친문 끌어안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 방어를 위해선 원내 과반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 대표는 반대에도 불구 박지원 전 국정원장 복당 허용은 물론 당 고문에까지 위촉했다. 또 친문계로 꼽히는 정태호 의원을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에 임명하며 비명계를 줄 등용하는 중이다. 계파 간 힘 싸움에서 입지가 줄어들자 이들을 끌어안음으로써 구조 요청을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땜질 처방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증명될 것으로 보인다. 28일은 이 대표의 소환 통보 일이자 노웅래 의원의 체포 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지는 날로 예견된다. 

노 의원의 체포 동의안은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대응 방안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끝내 불응할 경우 체포 동의안이 청구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체포 동의안 표결 결과에 따라 사법 리스크에 단일대오로 대응할 것인지, 계파 갈등의 전조가 될 것 인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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