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3년만에 1조원 클럽 전무 가능성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올해는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는 국내 증권사가 전무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 해 동안 금리인상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적 부진을 털어내지 못한 탓이다. 만일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경신하는 증권사가 단 한 곳도 나오지 않는다면 이는 3년 만이다. 

   
▲ 올해는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는 국내 증권사가 전무할 것으로 여겨진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모두 1조원을 밑돌 전망이다. 

그나마 1조 클럽 가능성이 높았던 메리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도 더 부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양사는 각각 지난 3분기 8235억원, 7558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증권사 최초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1% 줄어든 979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메리츠증권이 지난해보다 20% 줄어든 9470억원, 한국투자금융지주가 43.17% 줄어든 8644억원, 삼성증권이 46.87% 감소한 6954억원, NH투자증권이 60.09% 준 516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증시 호황에 힘입어 미래에셋증권(1조4855억원)·한국투자증권(1조2889억원)·NH투자증권(1조2939억원)·삼성증권(1조3087억원)·키움증권(1조2089억원) 등 다섯 곳이나 영업익 1조원을 달성한 것과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다.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는 증시 부진의 영향이 컸다.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식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투자자들이 대거 증시를 이탈하면서 증권사들의 위탁 수수료 수입도 급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25일 기준 15조987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가량 줄어들었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도 감소했다. 지난 2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약 44조3092억원으로 나타났다. 올 초(1월 3일) 71조7328억원과 비교하면 27조원 넘게 줄어든 수준이다. 

여기에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인한  투자은행(IB) 부문 부진,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 같은 흐름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증권사들은 조직 개편, 희망퇴직, 자회사 매각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업은 금융시장과 시장 유동성에 유난히 민감한 업종”이라면서도 “다만 내년 상반기께에는 금리인상의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여겨지면서 상황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가 피크아웃(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일)하면 증시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면서 “증시 상황 역시 추가 악화되기 보다는 개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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