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도 사망사고 여전…레고랜드 사태발 부동산PF 유동성 위기 봉착
올해 건설업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부동산 시장 침체 등 각종 이슈들이 겹치면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연이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분양 경기가 꺾이면서 한파가 몰려왔다.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유동성 확보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올 한해 건설업계의 우울한 이슈들을 짚어봤다.<편집자주>

[2022결산-건설①]중대재해처벌법부터 부동산PF 부실까지 '다사다난'

[미디어펜=이동은 기자]건설업계는 2022년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부동산 시장 침체, 자금시장 경색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위기 상황 속 건설사들은 얼어붙은 국내 주택 시장을 대신할 해외, 신사업을 확장하고 유동성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 삼성물산·GS건설·대우건설·DL이앤씨·현대건설 CI./사진=각사 제공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안전관리 대폭 강화

올해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재해 발생 시 예방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CEO)에게 책임을 묻는 법령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과도한 처벌이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대형건설사의 경우 건설 현장이 수백 개에 달하는데 한 곳에서라도 사고가 발생해 CEO가 처벌받으면 경영 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비하기 위해 건설사들은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신규로 선임하고 안전 관련 조직을 확대하는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꼽고 사고 예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안전관리 관련 전문인력을 대거 영입·확충했으며, 안전 확보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건설현장에서 많은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의 사망사고 510명 가운데 건설업이 253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고용노동부가 예방과 노사 자율 등에 중점을 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발표하기도 했다.

◆유동성 위기에 부도설 ‘솔솔’

하반기에는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시장 경색으로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다. 

지난해 말까지 저금리 기조하에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돼 부동산개발사업들이 전국적으로 추진됐다. 그러면서 책임준공·연대보증 등 건설사가 신용 보강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도 급증했다.

그러나 올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PF 차환이 어려워지고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은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건설사들은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화증권을 보유 현금이나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려 매입하는 등 자체적인 대응에 나서야 했다.

이 과정에서 대형건설사를 비롯해 일부 건설사들이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에 빠졌다는 지라시가 도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올해는 해프닝으로 끝나는 데 그쳤지만, 여전히 자재가격 인상과 분양률 하락 등 비우호적인 상황이 지속되면서 2023년에도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연이은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구매심리가 약화되고 분양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사업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금융사들이 PF 공급이나 차환을 꺼리는 분위기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내 건설사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환담하는 빈 살만 왕세자(오른쪽)의 모습. /사진=대통령실 제공

◆해외·신사업 확장으로 돌파구 마련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 위축에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다시 해외, 신사업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대형건설사들은 ‘소형모듈원전(SMR)’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GS건설도 모듈러, 수처리 사업 위주의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사명을 변경한 SK에코플랜트도 수처리를 포함한 소각·매립 분야 등 폐기물 사업과 신에너지 사업으로 수소연료전지, 해상풍력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환경·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코로나19와 저유가로 지연되거나 취소됐던 프로젝트가 다시 발주되기 시작하면서 해외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고유가로 중동 국가들의 재정 상황이 개선되면서 국내 건설사 수주 텃밭에서의 발주 물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국내 건설사들은 초대형 신도시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주목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 대형건설사가 팀을 이룬 수주 지원단 ‘원팀코리아’는 사우디 현지를 방문해 사우디 정부 주요 인사와 발주처를 초청하고 국내 기업을 알리는 로드쇼를 개최하기도 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