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삼성重 살림살이 막막
성장동력 발판 R&D로 '수주가뭄' 탈출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조선 '빅3'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R&D(연구·개발) 센터에 집중하고 있다.

   
▲ 삼성중공업 판교 R&D 센터 전경. /사진=삼성중공업

지난 28일 옥포조선소에서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은 35년을 함께했던 회사를 떠나며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지난 3년 회사는 제작중심이었던 사업구조를 탈피하고자 R&D와 Engineering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힘을 기울여 왔다.”

고 전 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 조선해양 EPCIC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기술력과 우수 연구 인력을 확대하는 한편 R&D센터 건립 계획을 추진한 일이 가장 의미있는 일이였다”고 회고했다.

30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투자비로 4865억원을 지출했다. 전년1077억원 대비 28.4% 늘렸다. 이중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R&D 센터에 집중 투자했다.

총 6000억원이 투입된 6만1232㎡ 부지의 마곡 R&D 엔지니어링 센터는 오는 2020년 최종완공을 목표로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경남 거제와 서울 곳곳에 흩어져 있는 R&D 인력과 시설을 이곳에 집중시킬 계획이다.

R&D 센터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은 해외 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기술부분까지 키워나가 장기적으로 독자적인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83년 국내 최초의 민간연구소인 산업기술연구소와 선박해양연구소를 준공했다. 이어 1994년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용인 마북리에 연구소를 개소했고 2011년 울산 본사에 종합연구동을 열어 R&D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올해 초 서울 상암동 DMC로 R&D 인력을 한 곳에 집합시켰다. 서울 계동 사옥의 화공 플랜트 설계인력과 서울 상암동에 있던 해양엔지니어링센터 설계인력, 울산 본사의 플랜트엔지니어링 설계인력 등이 힘을 합쳤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해양플랜트 R&D의 판교 시대를 열었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와 서울 서초사옥에 나눠 근무하던 해양플랜트 분야 설계와 연구개발 인력을 판교 R&D센터에 불러들였다.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삼성중공업 판교 R&D센터는 지하 5층, 지상 8층 규모로 1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화공공정연구실, 기계공정연구실 등 6개의 실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판교 R&D 센터를 통해 해양플랜트 기술개발과 설계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성장동력 발굴의 산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조선업계가 R&D 센터 투자 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공격적인 기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이 해양플랜트 지원선박(OSV·offshore support vessel) 부문에서 세계 발주량 34척 중 22척을 수주한 반면 한국은 '0'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 조선업계는 R&D 투자를 늘리며 장기적인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국내 조선업계도 매출액 대비 1%미만의 소극적인 R&D 투자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