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이번 시즌을 마치면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도전한다. 구단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 신청을 한다.

키움 구단은 2일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포스팅 신청을 허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연말 이정후가 구단에 2023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데 대해 키움 구단이 허락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지난 2017년 프로 데뷔한 이정후는 올해 KBO리그 7년차를 맞는다. 시즌을 마치고 나면 구단 허락 하에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데, 미리 메이저리그 진출 계획을 밝히고 구단의 허락까지 받아냈다. 이정후는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 이정후가 키움 구단의 포스팅 신청 허락을 받은 사실을 MLB닷컴이 발빠르게 전했다. /사진=MLB닷컴 홈페이지 캡처


앞으로 관심은 이정후가 얼마나 대우를 받으며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게 될 것인지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이미 KBO리그 최고의 타자가 된 이정후이기에, 먼저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거가 된 선배들을 능가하는 계약을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후는 그럴 만한 자격을 갖췄다. 데뷔 시즌부터 신인왕을 꿰차며 화려하게 프로 경력을 시작한 그는 지난 2022시즌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142경기 출전해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0.996으로 맹활약했다. 타격 5관왕(타율, 타점,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율)에 올랐고 리그 MVP까지 수상했다.

6시즌 통산 타율도 0.342나 돼 KBO리그 역대 30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들 가운데 1위에 올랐다. 명실상부한 현역 최고 타자다. 정교한 타격과 함께 외야수로서 수비도 수준급이다.

이정후는 포스팅 절차를 밟아 메이저리그로 향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계약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012년 12월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김하성은 2021년 1월 샌디에이고와 4+1년 계약을 했다. 4년 2800만달러 보장에 인센티브와 1년 옵션을 더하면 총액 최대 39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이정후의 몸값은 이번 시즌 활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참고가 될 만한 일본 강타자 야수들의 계약이 있었다. 2021시즌 후 스즈키 세이야가 시카고 컵스와 5년 8500만 달러에, 지난 시즌 후에는 요시다 마사타카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팀들이 일본리그와 KBO리그를 평가하는 시각이 다르긴 하겠지만, 이정후의 타격 실력은 스즈키나 요시다 못지않다. 또한 1998년생 이정후는 스즈키(1994년생), 요시다(1993년생)보다 4~5살이나 더 젊다는 장점이 있다.

이정후가 올 시즌에도 꾸준히 KBO리그 정상의 타격감을 이어간다면 류현진, 김하성의 계약 규모를 능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스즈키, 요시다에 준하는 대형 계약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정후가 지난 연말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을 때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은 "KBO 스타가 내년 스토브리그를 뒤흔들 것"이라며 홈페이지 메인으로 소개할 정도로 큰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키움 구단의 이정후에 대한 포스팅 허락 소식이 전해지자 MLB닷컴은 "KBO 스타가 다음 시즌 포스팅 신청 그린라이트를 받았다"며 벌써부터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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