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인 희망퇴직 수요 늘면서 퇴직연령도 낮아져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해 말부터 주요 시중은행이 희망퇴직에 나선 가운데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 대상자가 예년보다 확대되면서 5대 시중은행에서 이달 말 최대 3000명에 달하는 직원이 은행을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 지난해 말부터 주요 시중은행이 희망퇴직에 나선 가운데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사진=김상문 기자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9일까지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고 심의를 거쳐 이달 31일까지 퇴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연령 직원들의 조기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 구조 효율화를 진행하기 위해 준정년 특별퇴직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이달 말 기준 15년 이상 근속한 40살(1983년 1월생) 이상 직원이다. 1968~1970년생 대상자 중 관리자급 직원에게는 최대 36개월치 월평균 임금을 지급하고, 이밖에 자녀 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지원금 등을 지원한다. 1971년생 이후 대상자는 연령에 따라 최대 24개월의 월평균 임금이 제공된다.

지난 2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한 신한은행도 이달 말 퇴직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상은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 중 1964년 이후 출생자(근속 15년 이상)와 4급 이하 일반직·리테일서비스(RS)직·무기계약인력·관리지원계약인력 중 1978년 이전 출생자(근속 15년 이상)이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예년에 비해 확대됐다. 지난해엔 부지점장 이상만 희망퇴직 대상에 속했지만, 올해는 직급은 부지점장 이하, 연령은 만 44세로 낮아졌다. 특별퇴직금은 출생연도에 따라 최대 36개월치 월 급여가 지급된다.

희망퇴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줄어들고 퇴직 연령대도 낮아지면서 희망퇴직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대 시중은행의 희망 퇴직자수는 2020년 초 1700여명에서 이후 2년 연속 2000명대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최대 3000명에 이르는 직원이 은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희망퇴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자발적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은행의 인력감축이 절실한 상황에서 은행이 제시한 퇴사 조건을 활용해 인생의 이모작을 보내려는 직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들의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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