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10.29 참사 첫 청문회 여야, 경찰 부실 대응 집중 질타
국힘 "무책임한 이임재 피해 키워" vs 민주 "마약 수사 탓"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4일 1차 청문회를 개최했다. 여야는 청문회를 시작하며 진상규명을 본격화했지만 정치적 유불리에 맞춰 책임을 추궁하는 등 신경전은 여전한 모습을 보였다. 

국정조사 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경찰과 소방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청문회에 앞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 보좌진의 ‘도촬’ 의혹으로 시작부터 마찰음을 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지난달 29일 2차 기관보고 시 참으로 황당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용혜인 의원실 보좌진이 정회 도중 국민의힘 소속 특위 위원들을 촬영한 이른바 ‘도촬’사건을 공론화했다.

   
▲ 1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우상호 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불순한 의도를 가진 촬영이 아닌 홍보 목적의 촬영이었다는 용혜인 의원실의 해명에 대해서도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세우고자 하는 국정조사장에서 (홍보 촬영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며 용 의원의 사과와 청문회장에서의 퇴장을 요청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촬영을 지시했다는 말씀들은 사실과 다르다”며 “자초지종을 떠나 해당 사안으로 2차 기관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 유감을 표한다”고 에둘러 도촬 사건에 사과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용 의원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거듭 회의장에서 퇴장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우상호 위원장이 “앞으로 위원님들 간 자극이 될 만한 행동이나 언사는 자제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상황을 매듭지은 끝에야 청문회가 진행될 수 있었다.

출발부터 삐걱 한 청문회는 증인을 대상으로 참사 원인을 추궁함에 있어서도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신경전을 펼쳤다.

우선 여당은 이임재 전 용산서장의 책임을 질타하며 전 정권의 부적절한 인사 문제를 강조했다. 이 전 용산서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인사로 여당으로부터 ‘알박기 인사’라는 공세의 대상이 됐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임재 전 용산서장의) 무책임한 대응으로 피해를 키웠다. 그날의 행태를 보면 어떻게 이런 사람이 경찰서장까지 올라왔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실망스럽다”며 참사의 핵심 책임자로 이 전 용산서장을 지목했다.
  
이어 그는 이 전 용산서장이 참사 당시 상황을 늦게 인식하고 뒤늦게 현장이 아닌 옥상에 올라 지휘를 한 것이 사고를 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도 “도보 10분 거리에도 차를 타고 한 시간 걸려 이동했다”며 “서울청장에게도 11시 35분이 지나서야 첫 보고가 이뤄졌다”고 이 전 용산서장이 직무를 방기했다고 나무랐다. 현 정부를 향하고 있는 참사 책임을 문재인 정부 시절 인사와 엮어 전 정권에게 전가하려는 것이다.

반면 야당은 경찰의 ‘마약 수사’가 피해를 확산 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가 마약 근절에 중점을 둔 탓에 당시 현장에서 안전예방 활동이 소홀해져 참사가 발생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참사 당일에 50여명의 형사들이 20시부터 이태원 일대에서 마약류 범죄 단속 예방을 위한 특별 형사활동을 벌이고 있었다”며 경찰이 안전통제보다 마약 수사에 집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참사 후 (안전통제를 위해) 형사기동대 20명이 배치됐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무전망을 통해 확인한 결과 단 9명만이 투입됐다”며 “그 동안 자료 제출이 부실했던 이유가 인파 관리를 목적으로 형사들을 배치하지 않은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경찰이 안전사고 발생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집회와 마약범죄 예방에 집중해 참사를 막지 못했다”며 경찰이 안전통제를 등한시한 결과 참사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매년 용산서에서 단독으로 마약 단속을 진행했으나 올해는 처음 서울청에서 대대적으로 (마약 수사에) 경찰력을 투입했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지나친 마약 근절 기조가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며 참사의 책임이 윗선에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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