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삼성물산, 소형모듈원전 사업 본격화
SK에코플랜트·코오롱글로벌, '환경사업자' 도약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새해 건설업계가 ‘돈이 되는 일’을 찾아나섰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사업 메리트가 하락하면서 먹거리 발굴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각자 강점을 살려 올해를 ‘신사업 본격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 현대건설 소형모듈원전 'SMR-160' 모델 조감도./사진=현대건설


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신사업 발굴 및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임직원 대상 신년 메시지를 통해 “지난해 가장 주목할 것은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기술 및 해외 신시장 개척 스토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확보한 SMR 최초호기 모델은 글로벌 선진사와 협업을 통해 상세설계에 이어 실제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미국 원체 해체 사업을 수행하는 등 차세대 원전의 독보적 기술력뿐 아니라 최초 실적까지 선점함으로써 국내 패권을 넘어 해외 시장 도전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미국에서 국내 건설사 최초로 SMR 상세설계에 직접 참여해 전략적 SMR 배치와 첫 상용화를 추진하는 등 원전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SMR 개발 모델을 비롯해 원전 해체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는 등 원전사업에 대해 지원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도 SMR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세계 1위 SMR 기업인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협력을 맺고 글로벌 SMR 사업을 본격화했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 2년간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설정하고 신상품, 사업 고도화 등 다방면으로 성장 기회를 모색했다”며 “이제는 가속화해 성과를 가시화할 수 있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 코오롱글로벌 완도장보고해상풍력 계측기 전경./사진=코오롱글로벌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와 함께 흐름을 탔던 친환경 분야도 올해 날개를 펼 전망이다.

지난해 ‘환경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한 SK에코플랜트는 올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을 기반으로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와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하고 수전해 기수을 조기 상용화하는 등 ‘그린수소 공급자’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T)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확보, 솔루션 및 서비스 고도화 등을 통해 환경·에너지 사업 밸류체인 플랫폼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환경-에너지-솔루션 사업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육상풍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해상풍력과 리파워링 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수처리 등 친환경기술 개발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로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은 “주택 부문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변화해 사업 주요 축으로 정착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올해 건설업계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인력을 재편하는 등 수익 다각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주택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많은 건설기업이 주택 부문에 초점을 맞춘 경영활동을 이어왔으나 최근 건설 경기가 하락하고 주택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2023년에는 주택 부문에 집중됐던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며 “주택 및 건축 분야에 편중된 인력을 어떻게 관리하고 재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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