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베니 14년산 단 18병, 번호표 19번은 '분통'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과거 비싼 술로만 여겨졌던 위스키가 20~30대 젊은 소비자 중심으로 다시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인기를 끌었던 위스키를 미리 대량으로 확보하고, 무려 12년 전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다. 

   
▲ 6일 오전 이마트 위스키 구매를 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행사 첫날인 6일 이마트 경기점에서는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보다 한참 앞선 9시부터 소비자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싱글몰트 위스키 가운데 가장 인기인 발베니를 ‘득템’하러 온 사람들이다. 

“위스키 사면 바로 고속버스 터미널 가야지. 명절에 다들 하나가 되겠어(웃음)”

설 명절을 앞두고 친척들과 술 한 잔 하며 담소를 나누려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추위에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점포 측은 정식 개점시간보다 이른 9시30분경 입구를 개방했다. 위스키 오픈런 행렬은 매장 입구에서 다시 9시50분까지 ‘대기표’를 받고 기다린 후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위스키 구매는 한 사람당 발베니 14년산(17만 원대)은 1병, 발베니 12년산(9만 원 대)은 2병까지로 제한했다. 그 외의 품목은 거의 수량 제한 없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 6일 이마트에서 위스키 오픈런에 성공한 소비자들이 발베니 14년산과 발베니 12년산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다만 발베니 14년산의 경우 이날 경기점에 풀린 물량은 총 18병이었는데, 19번 이후로 줄을 선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기 통로가 일정하지 않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여러 곳의 입구에서 각자 줄을 서다 보니 혼선이 빚어져 번호표 배부를 늦게 받았다는 것이다. 점포 직원들은 “앞 사람이 사지 않으면 뒤에서도 사실 수 있는 분이 있다”며 뿔난 소비자들을 달랬다. 

면세점 보다도 약 1만 원 가량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은 대부분 한 사람이 구매할 수 있는 최대 수량을 집어갔다. 무거운 위스키 병을 나르기 위해 대형 가방은 물론 끌차까지 동원한 소비자도 있었다. 8~10병 가까이 구매를 하고 터질 듯한 가방을 들고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다가 가방이 터지면서 위스키가 와장창 쏟아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마트 경기점 주류코너 관계자는 “이마트 행사 지점 중에서도 우리 경기점에 가장 많은 물량을 받아왔다”며 “오늘은 그래도 평일 오전이라 사람이 적은 편이다. 내일은 주말 오전인 만큼 더 많은 소비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6일 이마트 위스키 할인 행사를 찾은 소비자들이 개장 시간 전부터 매장 입구에 줄을 서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 6일 이마트 위스키 할인 행사를 찾은 소비자들이 개장 시간 전부터 매장 입구에 줄을 서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행사 마지막 날인 오는 7일에는 일본 위스키 ‘히비키 하모니’, ‘야마자키 12년’과 ‘산토리 가쿠빈’, ‘맥켈란 12년 더블캐스크’ 등을 선보인다. 

소주, 맥주 중심이었던 국내 주류 시장에서 2021년에는 와인이, 2022년에는 위스키가 대세 주류로 자리 잡았다. 기존까지 도수가 높아 부담스럽게 생각됐던 위스키가 하이볼 등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는 주류로 입소문이 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마트에서도 2022년 위스키 매출이 전년대비 30% 이상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아라 이마트 주류 바이어는 “작년 곳곳에서 위스키 품절 현상이 발생해 더욱 많은 고객들이 접할 수 있도록 새해부터 대규모 위스키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 이마트 위스키 할인행사를 찾은 소비자들을 매장 직원이 안내하고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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