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넥스트에라, 한화큐셀에 지분투자…227억 주식매매계약

[미디어펜=김세헌기자]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을 이끌고 있는 한화큐셀이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태양광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최대 전력업체 가운데 하나인 넥스트에라에너지(NextEra Energy)가 한화큐셀을 대상으로 대규모 지분투자 유치에 나선 것.

   
▲ 지난 몇 년 간 극심한 태양광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거듭해온 한화가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 한화그룹 제공

2일 한화그룹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지난달 26일 넥스트에라 계열사인 콘트라코스타캐피탈(Contra Costa Capital)과 2500만달러(약 277억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SPA·share purchase agreement)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넥스트에라가 신규 발행된 보통주를 매입하는 조건으로 이뤄졌으며, 등록서류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상태다.

앞서 한화큐셀은 넥스트에라에 1.5GW의 모듈을 공급하기로 한 계약에 따라 5월초 넥스트에라로부터 약 4851억원의 선수금을 수령했다. 업계에서는 한화큐셀이 넥스트에라와 체결한 1.5GW의 모듈 공급 계약 금액이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는 한화큐셀과 넥스트에라의 이번 계약을 계기로 양사가 태양광 시장의 미래 성장을 위해 전략적 동반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넥스트에라가 한화큐셀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인정한 만큼 1.5GW 규모의 모듈 공급계약 완료 이후에도 추가 공급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큐셀은 올해 총 3.2∼3.4GW 규모의 모듈을 판매해 태양광 시장 최고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달 28일엔 미국 나스닥에서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통합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그 결과 지난 1분기 총 547MW의 모듈을 판매해 3억335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73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독일 구조조정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인 2210만달러가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화큐셀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80만달러로, 통합 이후 첫 사업분기에서 사실상의 흑자를 기록한 것이라는 한화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화그룹은 “본격적인 실적 호전을 바탕으로 올해 3.2~3.4GW의 모듈을 판매해 매출목표을 달성하고 수익을 개선할 것”이라며 “태양광 시장에서 확고한 글로벌 넘버원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큐셀은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을 주도했던 양대 축인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이 지난 2월 ‘한화큐셀’로 통합하면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당초 한화큐셀은 셀 생산규모만 3.28GW로, 향후 신·증설이 완료되면 모듈 생산규모가 올해 말 3.23GW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에서 3GW 이상 생산규모를 보유한 경쟁사들이 모두 중국업체로 미국의 반덤핑 규제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과 달리, 한화큐셀은 독일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국과 중국, 말레이시아 등으로 다각화된 생산기반을 통해 확고한 경쟁우위를 갖춘 태양광 업체로 발돋움하게 됐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다각화된 생산 거점을 토대로 기존 영업망의 시너지를 확대하고, 다운스트림인 태양광 발전 사업을 강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