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과거의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늘 나아간다. 쇼호스트부터 여성 쇼핑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연기 도전까지. 한 우물만 파선 목을 축일 수 없다는 말처럼, 안정이 주는 관성의 법칙에서 벗어나 매 순간 도전하는 삶이다. 2023년에도 새롭게 변모할 준비를 마친 방송인 겸 배우 정나연(45)의 이야기다.

"쇼호스트를 넘어 이젠 멀티 방송인으로서 더욱 열심히 하려고 해요. 미디어 커머스와 접목되는, 모든 방송 활동에 전문화되고 엔터테이너적인 요소를 갖춘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서울 종로구 내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나연은 근황과 새해 활동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자신의 역할에 대한 성찰, 그녀가 펼쳐놓는 꿈을 마주하며 참 유연하고 영리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는 모두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잖아요. 부모님 시대에는 열심히 일하면 서울에 집 한 채는 살 수 있었는데, 저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 투잡·쓰리잡 가리지 않고 싶어요. 이번에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을 졸업하는데 15년간 쇼호스트를 했고, 직접 상품을 기획할 수도 있고, 마케팅 요소도 갖추고 있으니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방송인 겸 배우 정나연이 미디어펜과 만났다. /사진=커즈나인엔터테인먼트


정나연은 롯데홈쇼핑(2008), 홈앤쇼핑(2015) 등 굴지의 TV홈쇼핑 회사를 거쳐 프리랜서 쇼호스트로 활동 중이다. 여성 쇼핑몰 시크헤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라이브커머스를 기획하고, 직접 호스트로도 방송을 꾸미고 있다.

"예전에 비해 연예인들과 대중이 가까워지긴 했지만, 제 경우 더 편한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좋은 제품을 보는 눈이 있구요. 이미 알려진 대기업 제품이 아닌, 숨은 제품들을 발굴하고 기획하고 홍보하는 거죠. 요즘 SNS상 허위·과대 광고와 제품의 하자 때문에 소비자들이 상처받고, 심각한 사례가 많잖아요. 저는 상품을 많이 다뤄본 사람으로서 잘 엄선하고 다룰 수 있는 역할을 하려고 해요. 가짜 상품, 가짜 정보, 가짜 뉴스,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서 진짜가 무엇인지를 전하는 역할이요."

유려한 방송 진행 능력과 꾸밈없는 진정성으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정나연. 15년간 라이브로 소통하다 보니 카메라 앞 자세 훈련이 됐고, 쇼를 주도하는 특유의 연기력도 물이 올랐다. 이에 2021년에는 영화 '미션 파서블'의 뉴스 기자 역으로 스크린에 눈도장을 찍었다.

"현장에서 수많은 스태프분들과 카메라가 있어도 '1'도 떨지 않게 되더라고요. 날 것으로, 순간순간의 상황을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정리해서 방송한 게 15년이 넘어가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제품의 장단점을 전달하려면 기본적인 연기 스킬이 있어야 하다 보니 연기에 더 관심이 생겼죠."


   
▲ 방송인 겸 배우 정나연이 미디어펜과 만났다. /사진=커즈나인엔터테인먼트


정나연은 '나나정'(NahNah Jung)이라는 이름의 인플루언서로도 여성들에게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미국 어학 연수 시절 친구들이 부르던 예명 '나나'에 성을 붙여 사용하다 보니 자체적인 마케팅이 된 셈이다. 패션계 오피니언 리더로 성장해 '마곡 제니', '40대 제니'라는 별명도 생겼다.

"전 특히 여성 고객들에게 리더가 되고 싶어요. 지금도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고 있고, 제 노하우들을 공유하고 싶거든요. 패션, 뷰티, 건강, 인생 이야기… 여자들의 스토리는 너무 많잖아요. 소통자의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런데 알아야 소통을 할 수 있으니 대학원에도 진학하게 된 거고."

원래 그녀의 꿈은 아나운서였다. MBC '뉴스데스크'의 백지연 아나운서를 보며 자랐고, 학창 시절에도 방송반 활동은 빼놓지 않았다. 그러니 십수년간 미디어 시장에 몸담게 된 것은 꼭 필연처럼 보인다. 이젠 오랫동안 업으로 삼았던 홈쇼핑 분야의 '패션'으로 제2막을 시작하려 한다.

"시크헤라에서 자체 제작하는 의류 기획, 디자인, 촬영을 함께하고 있어요. 제 열정이나 패션에 대한 애정을 브랜드에 모두 펼치고 있죠. 여성들이 아이덴티티를 살려서 자신감 있게, 아름답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 패션은 날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거든요."

패션이라는 분야를 넘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소통자로 자리하는 것이 정나연의 찬란한 꿈이다. 그 꿈을 브랜드에 실어 2023년 수많은 콘텐츠와 아웃풋으로 대중을 찾아갈 예정.

"시크헤라는 단순한 온라인 쇼핑몰이 아니에요. 소비자들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제 꿈이 실현되는 곳인 거죠. 곧 마트까지 오픈하는데, 소상공인분들과 중소기업의 질 좋은 제품을 발굴해서 공개할 예정이에요. 착한 상품과 착한 소비를 지향하고, 진정성 있게 소비자분들께 다가가고 싶어요."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