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지난해 국내서 6만8902대 '베스트셀링카'
그랜저 6만7030대로 2위 올라
현대차 '캐스퍼', 기아 '카니발' 등 RV 강세 여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기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가 지난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상용 모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올랐다.

수년 간 베스트셀링 모델의 왕좌에 오른 세단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넘어섰다. 이는 완성차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SUV인기를 방증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 내 중론이다.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공간을 활용한 레저문화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고,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상품성을 강화한 업계의 노력이 맞물린 시너지 효과로 보인다. 또 파워트레인이 다양해 지며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진 것도 한몫을 했다. 

9일 완성차 시장에 따르면 '쏘렌토'는 2022년 한 해 동안 국내 시장에서 6만8902대가 팔렸다. 이는 기아 단일 브랜드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지엠 등 외국계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2위는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6만7030대)가 차지했다. 이어 기아 미니밴 '카니발'과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각각 5만9058대, 5만8743대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나머지 3사의 브랜드별 '베스트셀링카'를 살펴보면, 쌍용차에서는 픽업 '렉스턴 스포츠'가 2만5905대, 르노코리아는 중형 SUV 'QM6'가 2만7440대, 한국지엠은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가 가장 많은 1만4561대가 팔렸다.

지난 한 해도 RV(레저용 차량)의 강세가 이어졌다. 실제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RV 부문에서 전체 내수 판매량(상용, 제네시스 포함)의 31%인 21만371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판매 차량 3대 가운데 1대는 RV 모델인 셈이다. 승용 부문은 18만5553대로 전체의 27%를 차지했다.

기아 역시 RV 차량이 지난해 29만2425대가 팔리며 전체 내수 판매량 54만1068대(상용 포함)의 과반인 54%를 차지했다. 승용는 18만684대로 33%를 기록했다.

5개사 베스트셀링카 명단에서도 현대차의 그랜저를 제외하고, 기아 쏘렌토,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르노코리아 QM6, 한국지엠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등 4개사 모두 RV 차량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완성차 시장의 변화는 소비자들의 패턴 변화와 함께 완성차 업체들의 상품성 강화가 맞물려 보여주고 있는 현상이다. 과거 불편한 차로 꼽혔던 RV가 세단에 가까운 편안함으로 변화했고, 여기에 다양한 안전 편의 사양들이 추가되며 누구나 운전하기 편한 차가 됐다. 

이런 변화는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완성차 업체들의 노력이다. 

운전자를 대신해 차가 스스로 운전하고 탑승자는 여가를 즐기게 될 미래 시대를 대비한 것으로 안락함과 즐거움을 차로 이식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에 편안한 RV들이 앞다퉈 등장했고, 소비자들이 이동했다. 

이 결과 완성차 시장에서의 RV비중이 늘어났고, 좀 더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소형부터 대형에 이르기까지 세분화된 모델이 등장해 시장을 공략해 나갔다. 이와 함께 '첫차=엔트리세단'이라는 공식마저 사라지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RV가 보여주는 범용성도 이 같은 소비자들의 이동을 부추겼다. 1대의 차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RV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 결과 일부 글로벌 회사들은 세단모델을 전면 단종시키는 등의 행보도 보여줬다. 

즉 이런 움직임은 세계적인 추세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 /사진=미디어펜


나아가 RV에도 하이브리드와 같은 친환경 모델이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이런 변화에 큰 역할을 했다. 디젤엔진이 중심이던 RV차량에 하이브리드 모델과 전기차 같은 친환경 모델이 등장하며 넓은 친환경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충족된 것이다. 

베스트셀링 모델에 이름을 올린 쏘렌토 역시 친환경 모델의 수요가 더 높을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따지며 1대의 차에 많은 활용성이 필요하다고 느끼며, 이를 선택하려는 수요가 몰렸다"며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소비자의 니즈와 함께 다양한 상품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며 RV에 대한 인식이 변화했고, 현재 시장의 변화결과를 이끌어 낸 것"이라고 성렴앴다. 

한편,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138만8476대), 해외(600만8198대) 등 모두 739만6674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712만1394대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수치다.

업체별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같은 기간 1.4% 늘어난 394만4579대를 판매하며 1위에 올랐다. 이어 기아가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난 290만3619대를 기록했고, 한국지엠이 26만4875대(전년 대비 11.7%↑), 르노코리아 16만9641대(27.8%↑), 쌍용차 11만3960대(34.9%↑)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는 전기차 모델의 판매 성장세가 뚜렷했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 전기차 모델 판매량은 지난 2021년 4만2448대와 비교해 65.8% 늘어난 7만372대를 기록했다.

기아 역시 전용 전기차 'EV6'가 지난해 판매량 2만4852대를 기록, 전년 대비 무려 125.5%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외에도 '니로 EV'는 9194대로 같은 기간 27.3%, 봉고 EV는 1만57373대로 43.3% 증가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