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인기 '3배 매운 신라면' 오프라인서 선보여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1990년대 초반 농심 신라면의 광고 카피이자, 시대를 풍미한 유행어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자 매울 신(辛)을 쓰는 신라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화끈한 제품으로 손꼽혔다. 시간이 흘러 당시 젊은이들은 중년이 됐고, 현재 20~30대 소비자 대부분은 해당 카피를 기억하지 못한다. 과거와 달리 ‘신라면 보다’ 매운, 스코빌 지수(SHU)를 내세운 자극적인 경쟁사 제품들도 늘었다. 

농심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서울 성수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국내 점유율 1위 라면 브랜드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 9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농심 신라면 카페테리아 내부 전경. 기자 입맛을 반영해 신라면 조리 주문표를 만들었다./사진=이서우 기자


9일 서울 성수동 문화공간 S팩토리에 문을 연 ‘신라면 카페테리아’를 방문했다. 다음 달 8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매장이다.   

이번 팝업 매장은 지난 해 10월 농심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선보인 ‘신라면 분식점(Shin Ramyun Cafeteria)’의 인기에 힘입어 추진하게 됐다. 신라면 팝업 매장에서는 제페토 내 ‘신라면 분식점’과 마찬가지로 방문객들이 매운맛 정도와 면발 종류, 건더기 스프 등 맛과 재료의 조화를 각자 취향대로 선택해 신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다. 

앞서 제페토 매장에서 Z세대에게 인기를 끌었던 ‘3배 매운 신라면’을 기자도 선택했다. 여기에 파 또는 계란, 꼬들함 등을 입맛대로 추가했다. 보통 신라면은 면을 5분 간 익히는데, 꼬들한 면은 이보다 30초 짧은 4분30초 간 조리한다. 

   
▲ 성수동 신라면 카페테리아 내부 꼬들한 면 전용 조리대(위), 기자가 주문한 꼬들한면에 파, 3배 매운 맛을 적용해 조리된 신라면(아래)/사진=이서우 기자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편이긴 하지만, 3배 매운 신라면은 젓가락질 두세 번 만에 눈물이 찔끔 났다. 단순히 맵다 외에도 알싸함 등이 복합적으로 느껴졌다. 녹록치 않은 Z세대 취향에 감탄하면서 눈물콧물을 흘린 끝에 결국 다 먹었다. 

농심은 Z세대 입맛을 십분 반영해 실제 제품으로도 출시했다. 신제품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은 매운 맛이 기존 신라면 큰사발의 3배로, 매운 맛 계측단위인 스코빌지수가 6000SHU다.

농심은 보통 맛을 먹고 자란 94학번 세대, 더 매운 맛을 선호하는 1994년생 모두 신라면 소비자로 아우른다는 계획이다.  

이번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회사의 새 슬로건 ‘인생을 맛있게, 농심(Lovely Life Lovely Food)’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농심은 2021년 7월 신동원 회장 취임과 동시에 야심차게 슬로건을 발표했지만, 그동안은 제품에 작게 새기는 것 외에 마땅히 홍보할 기회가 없었다. 

1986년 출시한 신라면은 올해로 38세다. 시장조사기관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국내 라면회사 4개사를 통틀어 제품별 판매순위는 농심 신라면이 1위를 차지했다.

농심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소비자와 더욱 친밀하게 소통하기 위해 이번 팝업스토어를 기획했다”라며 “가상현실에서의 경험을 실제로 옮겨 만든 공간인 만큼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재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9일 서울 성수동 농심 카페테리아를 방문한 소비자들이 매장을 나서고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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