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이자부담에 DL이앤씨·대림, 홈플러스 인수 위해 설립한 PFV에 유상증자
[미디어펜=이동은 기자]고금리 장기화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시장 경색 등의 영향으로 DL그룹이 인수한 홈플러스 점포들의 유동화증권 차환 재무부담이 늘어나면서 DL그룹이 자금 수혈에 나섰다. 

   
▲ DL이앤씨 CI./사진=DL이앤씨

11일 DL그룹에 따르면 대림과 DL이앤씨는 인천인하·대전문화·전주완산 홈플러스 매장 인수를 위해 설립한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인천인하PFV는 456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대림이 225억 6000만 원, DL이앤씨가 228억 원 규모로 참여하며 출자 후 지분율은 대림과 DL이앤씨가 각각 49.23%, 49.75%다. 

대전문화PFV도 대림(141억 원)과 DL이앤씨(142억 5000만 원)를 상대로 28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전주완산PFV의 유상증자 규모는 161억 5000만 원으로 대림이 79억 9000만 원, DL이앤씨가 80억 7500만 원을 출자한다.

대림은 지난 2021년 8월 이지스자산운용으로부터 홈플러스 인천인하점(1650억 원)·대전문화점(1100억 원)·전주완산점(750억 원) 등 3개 점포를 총 3500억 원에 매입한 바 있다.

해당 점포들은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장기 임대차 계약이 맺어진 점포로, 디벨로퍼를 추구하는 DL그룹이 임대차 계약 기간이 끝난 후 주거시설 개발에 나설 예정이었다.

DL그룹은 인수 과정에서 디엘인천인하PFV, 디엘대전문화PFV, 디엘전주완산PFV를 설립해 일부는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일부는 후순위 사모사채를 발행해 이를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인수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DL그룹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추가 이자 비용을 부담하거나 손실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투자자들을 달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저금리와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낮은 금리에 유동화 증권 발행이 가능했을 텐데 최근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차환 시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했을 것”이라며 “PFV가 늘어난 이자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지면서 DL그룹에서 유상증자에서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L그룹은 최근 자금시장 경색으로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선제적인 자금 확충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최근 금리 변동이 계속되다보니 그에 따른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외부 자금 조달 규모 축소와 선제적인 자본 확충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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