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 권순우(26·당진시청·84위)가 한국 선수 최초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통산 두번째 우승을 했다.

권순우는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총상금 64만2735 달러) 남자 단식 결승에서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스페인·26위)을 맞아 2시간 42분 대접전 끝에 2-1(6-4 3-6 7-6<7-4>)로 승리했다.

이로써 권순우는 2021년 9월 아스타나오픈 우승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통산 2번째 우승을 달성, 한국 선수 최초의 새 역사를 썼다. 

   
▲ 권순우가 우승 확정 순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ATP투어 공식 SNS 캡처


한국 테니스의 '레전드' 이형택(오리온 테니스단 감독)도 ATP 투어 우승 경력은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우승 한 번뿐이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권순우가 받은 상금은 9만7760 달러(약 1억2140만원)다.

우승에 따른 랭킹 포인트는 250점으로 권순우는 다음 주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순위를 52위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다. 52위는 권순우가 2021년 11월 첫 주 기록한 개인 최고 순위와 타이에 해당한다.

권순우의 우승은 '러키 루저'로 표현됐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 예선 2회전에서 토마시 마하치(체코·115위)에게 져 본선에 오르지도 못할 처지였다. 하지만 본선 불참 선수가 나오면서 본선에 오르는 행운을 누렸고, 이후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일궈냈다.

결승 상대로 만난 바우티스타 아굿은 35세 베테랑으로 2019년 윔블던 4강에 오르며 세계랭킹 9위까지 기록했다. ATP 투어에서 11번이나 우승했다.

이런 강자를 상대로 권순우는 패기있게 맞서 1세트부터 상대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빠른 공격으로 리드를 이어간 권순우는 결국 1세트를 따냈다.

바우티스타 아굿도 호락호락 당하지만은 않았다. 예리한 서브 리턴으로 권순우를 훈들며 2세트를 잡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3세트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권순우는 첫 서브 게임을 내줘 게임스코어 0-2로 뒤졌지만 바우티스타 아굿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2-2로 따라붙었다. 게임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졌다.

살 떨리는 타이브레이크에서 권순우가 서브 기회를 착실하게 득점으로 연결하며 앞서갔고, 막판 바우티스타 아굿의 연속 범실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권순우는 16일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 우승 분위기를 안고 호주오픈에 나서는 만큼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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