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64' 그쳐…3분기 연속 하락세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새해 각종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매유통업체의 체감경기가 3분기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해 '소비 한파'가 본격화될 모양새다.

   
▲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사진=롯데마트 제공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64에 그쳤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지난 2009년 1분기(73)와 코로나 충격 시기인 2020년 2분기(6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RBSI는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이하면 그 반대다. RBSI는 지난해 2분기 99에서 3분기 84로 떨어졌고, 4분기 73, 올해 1분기 64로 3분기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모든 소매유통업계가 기준치 100에도 못미친 가운데 대형마트는 83으로 그나마 선방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과 온라인배송 허용 등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 상승에 도움이 되는 모양새다. 또 대형마트의 주력 품목인 식품이 필수재인 점과 설 특수 등도 기대감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보복 소비와 엔데믹 효과로 높은 경기 기대감을 보여왔던 백화점은 71에 그쳐 경기 기대감을 크게 낮췄다. 자산가치 하락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고소득 이용객이 많은 백화점도 부진할 전망이다.

온라인쇼핑도 높은 가격 경쟁력에도 불구 전반적인 경기 하락세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6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엔데믹 전까지의 높은 상승세에 따른 역(逆) 기저효과가 지수 하락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불황기에 강한 것으로 알려진 편의점도 58을 기록해 낮은 전망치를 보였다. 편의점간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 유동 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슈퍼마켓은 이번 분기에도 49에 그쳐 부진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 등과의 경쟁 심화로 매출 회복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새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전략(중복응답)으로는 비용 절감이 48.2%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온라인 강화(32.0%), 프로모션 강화(25.6%), 점포리뉴얼(19.2%), 상품개발(18.4%)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경영 애로 요인으로는 소비 위축이 34.6%로 가장 많았고, 비용 상승(25.2%), 소비자물가 상승(11.8%), 상품매입원가 상승(10.8%), 시장경쟁 심화(10.4%) 순이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소비 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것에 대비해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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