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강세 완화 속 각국 은행 금 매입량 늘리며 급값 상승
골드바, 금 펀드, 상장지수펀드 등 투자 방법 다양…향후 금값 전망 '맑음'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최근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金)값이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킹달러’ 시대가 저물면서 금이 다시 투자처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금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최근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金)값이 상승 랠리를 펼치면서 투자처로 다시금 각광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 가격은 지난주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SE)에서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88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9일 이후 8개월 만에 최고가이다. 지난해 9월 1600달러 선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12.5% 오른 셈이다. 

◆급값 상승 랠리 배경은?

금값은 코로나19 대 유행 기간이었던 지난 2020년 8월 역대 최고가인 2072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2022년 연초까지만 해도 2000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 금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달러 강세가 완화된 데다 각국 은행들이 금 매입량을 늘리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때 1440원을 웃돌던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현재 1270원선까지 떨어졌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이 아닌 빅스텝(기준금리 0.5%p인상) 수순을 단행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격히 내리기 시작했다.

금은 달러화로 표시되는 자산이다. 이에 통상적으로 금값과 달러화 가치는 반대로 움직인다. 즉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금 가격이 하락한다는 이야기다. 

◆금 투자 방법은?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골드바를 사는 등 실물 거래를 하거나 금 펀드, 금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투자할 수도 있다. 또 은행에 금 통장을 만들어 예금을 넣거나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매매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KRX 금시장에서 금을 구매하하기 위해서는 증권사에서 금 현물 전용 계좌를 만든 다음,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해 주식과 마찬가지로 거래를 하면 된다.

이중에서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 투자 방법은 주식 계좌를 이용해 거래하는 ETF다. 금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에 상장돼 금 선물가격지수를 따르는 ETF는 최근 3개월간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상품 중에서는 미래에셋TIGER골드선물(H)와 삼성KODEX골드선물(H)이 대표적이다. 

◆금값 상승 이어질까…향후 전망은?

투자자들의 관심은 앞으로도 금값이 꾸준히 오를 것이냐는 데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금 가격이 당분간은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안전 자산 선호 심리 역시 강해지고 있는 까닭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원자재 중 금 가격은 두드러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다양한데, 최근 금 가격 랠리의 주된 동력은 달러화 약세와 중국 경기 모멘텀 강화 기대감”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경기 정상화는 증시의 반등과 위안화 가치 급등을 통해 가시화 되고 있다”면서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산업용 수요 증가 기대감은 금 가격 랠리를 더욱 지지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도 “금은 이자를 제공하지 않아 금리 상승 국면에는 매력적이지 않은 자산이지만 변동성이 높거나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때 선호도가 높아진다”면서 “중장기적으로도 내재적 가치가 보존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또 “특히 실제 경기 침체 국면보다 장단기금리차가 역전되는 등 경기에 대한 경계 심리가 높아지는 시점에 금 투자 수익률은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작금의 경기 사이클도 금 보유 비중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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