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추위, 이날 차기 회장 1차 후보군 확정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오전 우리금융 이사회와 만나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입장을 전달하며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금융당국의 용퇴를 종용하는 압박성 발언이 계속되면서 연임 도전에 부담을 느낀 손 회장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지난해 9월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았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경고 이상은 3∼5년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손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려면 중징계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과 함께 본안 소송을 법원에 제기해야 한다.

앞서 손 회장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문책경고가 확정됐을 때 금감원을 상대로 징계 취소소송을 벌여 1심과 2심에서 승소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업계는 내다봤다. 하지만 연일 손 회장의 용퇴를 종용하는 금융당국의 압박성 발언이 손 회장의 연임 도전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그 정도 사고(라임펀드 사태)가 났는데 앞으로 어떻게 제도를 바꿀지,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개선할지 등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고 소송 논의만 하는 것에 굉장히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손 회장이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 중징계를 받은 이튿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 측이 행정소송 등을 제기할 수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사자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사실상 손 회장의 연임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다 지난해 12월 3연임을 앞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전격적인 용퇴를 두고선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보면서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고 입장을 밝혀 사실상 손 회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 위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차기 회장 후보 선임을 위한 첫 임원후보추천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롱리스트) 10여 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달 하순에는 최종 후보(숏리스트)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손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25일까지다. 우리금융 정관에 따르면 임추위는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에 경영 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차기 회장 후보에는 내부 출신으로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권광석 전 행장, 남기명 전 부행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의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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