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 총재는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올해는 국가별로 통화정책이 차별화되는 가운데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한국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뒤늦게 반영되며 주요국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로 지역 전기·가스요금 등 에너지 요금 상승률이 40%를 웃돈 반면 한국의 경우 13%에 그쳤다. 올해 유가 수준이 지난해보다 낮아지더라도 한국의 경우 그간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올해 전기·가스요금에 뒤늦게 반영되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가 주요국보다 더딜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금융안정과 관련한 커뮤니케이션 어려움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부채문제로 한국 금융시스템에 단기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나 부동산 관련 부문에서 어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지난해에는 5% 이상의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물가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물가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기 및 금융안정과의 trade-off(트레이드 오프·상충)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정책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앞으로 통화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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