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글로벌 기업 CEO들 만나 "시장 만들어 놓을테니 많이 들어와 달라"
친기업 행보 중점 "제도, 글로벌스탠다드 안 맞으면 언제든 알려 달라…시장 중심으로 할 것"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입니다. 민간 주도, 시장 중심의 경제 기조를 확고히 하면서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 국가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용산 집무실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1월 19일 페이스북 메시지)

19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은 6박 8일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스위스 다보스포럼 등 올해 첫 해외순방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번 해외순방은 '비즈니스 포커스'라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는 시장 여건 마련·규제 완화·글로벌 스탠다드·강력한 파트너십·일자리 창출이라는 키워드로 그 갈래가 나뉜다.

이러한 윤 대통령 기조는 이번 해외순방에서 역력히 드러난다.

가장 최근 일정인 19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장벽을 쌓고 보호주의를 강화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해답이 될 수 없다"며 "상품과 자본, 지식과 정보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다양성을 보장하고 연결성을 확대해서 작은 블록을 점점 더 큰 블록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월 17일(현지시간) 취리히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스위스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우리들의 현대사는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한 확고한 연대 정신이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선사할 책임, 세계시민의 자유를 확장할 책임,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책임이 지금 우리에게 더욱 강력한 연대, 행동하는 연대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자유'라는 가치에 주안점을 뒀다.

앞서 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덴마크 베스타스 투자신고식에서도 "대한민국 정부는 민간 주도 시장 중심 경제의 기조 하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투자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이나 또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한국 정부에 전달해 주시기 바라고, 필요한 지원이 아낌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글로벌 기업 CEO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을 두고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다"며 "전 세계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인 여러분들을 한 번 뵙고 점심이라도 모시는 것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도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한껏 낮추어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한 CEO들을 향해 "이 자리 만큼은 제가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여러분께 인사드리고, ‘이 나라 대통령입니다’라고 제 얼굴도 알려드려야 여러분께서 앞으로 한국을 방문하실 때 제 사무실에 편하게 찾아오실 수 있지 않겠나"라며 친기업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시장의 통합은 우리의 문화를 바꾸고,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고, 또 우리가 비슷한 생각을 갖게 만듬으로 해서 더 큰 번영을 이뤄내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오늘 여러분 이렇게 뵙게 돼서 제 개인적으로는 아주 큰 영광이고, 앞으로 한국시장도 열려 있고 제 사무실도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 주시길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이뿐 아니다. 스위스에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했던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동행한 경제인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제가 일자리 창출을 많이 하는 기업인들을 업고 다니겠다고 했지만, 대한민국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역량을 펼치고 뛸 수 있도록 업고 다니겠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모든 외교의 초점을 경제에 두겠다"며 "어렵거나 불합리한 일이 있다면 기탄없이 말씀해 달라, 여러분의 성공이 곧 우리나라의 성공이고 국민 모두가 잘사는 길이다, 도전을 멈추지 않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계속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강하게 호소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경제외교 행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지난 18일(현지시간) 국내외 주요 기업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안 맞으면 언제든 알려달라"며 기업 규제 철폐를 약속한 순간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참석한 CEO들 전원을 향해 "시장을 열고 만들어 놓을 테니까 많이 들어오시라"며 "해외 투자가 많이 들어오면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첫 해외순방은 마지막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이제 남은건 윤석열 정부의 실행과 이를 뒷받침할 국회의 입법이다. 국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을 윤 대통령이 어떻게 설득하고 나설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