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재명 수사 VS 김건희 특검 설 연휴 염두한 여론전 치열
법사위 문턱 못 넘은 김건희 특검, 실현 가능성 낮아…해명 주력
"바뀐 건 진술뿐"…정면 돌파 선택한 이재명, 막판 여론전 변수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여야가 설 연휴를 이틀 앞둔 19일에도 치열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상대의 치부를 명절 밥상에 올려 비판적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이다. 이에 지난 추석 연휴와 같이 여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야당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을 설 밥상에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최근 매일같이 이재명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는 논평을 내며 궁지로 몰아세우고 있다. 지난 18일, 이 대표가 검찰 소환 통보를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며 출석 뜻을 밝히자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수개월째 한결같이 정치검찰, 야당 탄압만 외친다”면서 이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가스라이팅을 시도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어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19일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가 끊임없이 언론 플레이를 하며 범죄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며 “‘선택적 부분 기억 상실’과 ‘논리 장애’가 애처롭다”면서 핵심 사안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있는 이 대표의 태도를 지적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을 비롯한 의원들이 1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상민 파면, 김건희 구속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성남FC 후원금·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이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자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끌어올려 밥상 민심 굳히기에 들어간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 수사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 여당의 사법 리스크 공세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사건 특검으로 맞받아쳐 선방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10일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대응을 위한 당내 TF를 구성하고, 17일에는 김 여사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특검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제1야당 대표 사법 리스크를 영부인 사법 리스크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문제는 김 여사 특검 촉구만으로는 과거와 같이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상쇄하기 버겁다는 것이다. 앞서 김 여사 특검법은 이미 한차례 실패한 바 있다. 추석 연휴를 목전에 두고 특검법을 급진적으로 추진한 탓에 법사위 패스트랙 상정에 실패해 정치적 구호에 머문 적 있다. 따라서 이미 실패했던 의제를 그대로 다시 꺼내드는 것만으로는 여론을 뒤집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민주당도 설 연휴를 목전에 두고 전략을 수정해 강대강 대치보다 리스크 최소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김건희 여사 특검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축소한 대신 이 대표 수사의 부당함 강조에 주력하고 있다. 여론에 부당함을 호소해 검찰 수사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사법 리스크에 침묵을 이어오던 이 대표도 “바뀐 건 검찰과 진술뿐”이라며 정면 돌파에 나서고 있다. 탄압받는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앞세워 사법 리스크를 극복하려는 수법이다. 이에 설 연휴 직전 민주당이 던진 ‘민생 호소’ 승부수가 민심의 향배를 판가름할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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