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예금금리 일제히 하락…연 3% 후반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올해 설 연휴에도 은행권 설 특별판매 예·적금 상품을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 올해 설 연휴에도 은행권 설 특별판매 예·적금 상품을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은행권에선 그동안 명절 특수를 겨냥해 한시적으로 특판 예·적금 상품을 출시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특판을 판매하지 않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올해는 지난 1년 사이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정기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가 크게 오른 점이 특판 실종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판은 은행권에선 '효자상품'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높은 금리를 앞세워 신규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비교적 수월하게 은행의 수신 잔고를 늘릴 수 있어 특히 명절 대목에는 주요 은행들의 특판 출시가 잇따랐다.

그러나 불과 3년 사이 특판은 종적을 거의 감췄다. 은행들이 특판출시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고객들의 관심을 모으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3년 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저금리 국면에선 고객들을 만족시킬만한 금리 수준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고객의 외면을 당했다. 

당시 저금리가 장기화됨에 따라 과거처럼 저축을 통해 자산을 형성하겠다는 기대감이 옅어지면서 여윳자금이 있으면 은행에 묻어두기보다는 주식투자에 나서는 금융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주식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최고 연 2%대 중반 수준의 특판 금리는 고객들을 만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지난해부터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은행 입장에선 특판을 통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줄었다. 시중은행의 정기 예금은 한때 연 5%를 넘어서자 시중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심화됐다.

실제 지난해 9월엔 기준 예금은행의 정기 예금이 32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2002년 1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5%대까지 치솟으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은행에 돈이 몰린 것이다. 

은행으로의 자금쏠림 현상이 심화되자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중순 제2금융권 자금난 등을 이유로 은행권에 '자금조달 경쟁' 자제령을 경고한 이후 은행권 예·적금 금리도 떨어진 상태다. 현재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연 3% 후반대 수준이다. 시중은행에 이어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도 예금금리를 낮추는 추세로 4%대로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금리는 연 3.68~3.95% 수준이며, 지방은행의 경우 연 4.20~4.95%로 집계됐다. 케이뱅트는 지난 18일 부터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연 4.7%(12개월 기준)에서 4.4%로 0.3% 포인트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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