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나노 공정 DDR5로 미래 프리미엄 시장 대응 계획
기술 고도화 중심 물량 조절 등 상반기 수익 방어도 초점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반도체 혹한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성능 메모리 경쟁력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업황 회복 후 전망되는 프리미엄 수요에 대응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10나노급 공정을 적용한 DDR5 메모리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기가비트) DDR5 D램을 개발하고, AMD와 함께 호환성 검증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유전율(K)이 높은 신소재 적용으로 전하를 저장하는 커패시터의 용량을 높이고, 회로 특성 개선을 위한 혁신적인 설계 등을 통해 업계 최선단 공정을 완성했다. 또 멀티레이어 EUV(극자외선) 기술을 활용해 업계 최고 수준의 집적도로 개발됐다. 12나노급 D램은 이전 세대 제품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됐다.

DDR5 규격의 이번 제품은 최대 동작속도 7.2Gbps를 지원한다. 이는 1초에 30GB 용량의 UHD 영화 2편을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이 제품은 이전 세대 제품보다 소비 전력이 약 23% 개선돼, 기후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는 글로벌 IT 기업들에 최상의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성능과 전력 효율 개선을 통해 12나노급 D램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데이터센터·인공지능·차세대 컴퓨팅 등 다양한 응용처에 공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10나노급 4세대(1a) DDR5 서버용 D램을 인텔이 최근 출시한 신형 CPU에 적용할 수 있는 인증을 획득했다.

1a DDR5는 최첨단 EUV 노광공정이 적용된 메모리로, 10나노급 4세대 D램이 인텔의 인증 받은 건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다. 서버용 D램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결합해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메모리다.

인텔은 지난 10일 처음으로 DDR5를 지원하는 신형 CPU인 ‘사파이어래피즈’를 선보였다. 시장에서는 사파이어래피즈 출시와 함께 서버용 D램 주력 제품이 기존 DDR4에서 DDR5로 빠르게 세대 교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DDR5가 고성능을 요구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DDR5는 DDR4 대비 전력 소모량이 최대 20% 절감되고 성능은 70% 이상 향상됐다. 이를 통해 서버 고객에게 우수한 전성비와 탄소배출 절감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은 올해 상반기에 물량 조절 등을 통해 수익 방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0조원 후반대였던 투자 규모를 올해 50% 이상 감축한다고 했다. 생산 증가를 위한 웨이퍼 캐파 투자를 최소화하고, 수익성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여 수급 균형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설비 투자도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적정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급락했고, 올해 상반기 반도체 수익 감소가 예상되면서 물량 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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