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아닌 광고비”…침묵하던 이재명, 성남FC 진술서 자진 공개
검찰 2차 소환 통보에 ‘홀로’ 출석 결정…‘사법 리스크’ 해소 목적
비명계 ‘분리 대응론’ 분출에 대여투쟁 파묻혀…정면 돌파 불가피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8일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할 계획이다. 대여투쟁이 사법 리스크로 연일 발목 잡히자 전화위복을 위해 정면 돌파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 대표는 설 연휴를 목전에 두고 돌연 사법 리스크 정면 돌파를 결정했다. 검찰 소환 통보에 불체포특권을 활용하자는 만류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홀로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출석까지 주어진 약 일주일간의 시간 동안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SNS를 통해 성남FC 후원금 사건 검찰 진술서를 공개했다. 이 대표가 공개한 진술서는 제3자 뇌물 수수 혐의를 제기한 검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성남FC 사건은 후원금이 아닌 광고비를 수령한 것이며 적법한 행정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는 점이 진술서의 골자였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0일 성남지청에서 기자회견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사법 리스크에 침묵을 이어오던 이 대표가 적극 해명에 나서게 된 배경에는 피의자라는 낙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사건으로 헌정사 최초로 제1야당 대표를 포토라인에 세웠다. 야당 대표가 아닌 피의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킨 것이다. 

이에 민주당의 대여투쟁은 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혀 이목을 사로잡는데 어려움을 겪게 됐다. 민생, 외교,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등 전방위적으로 공세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민주당이 대여투쟁을 강화할 때마다 낙인효과에 따라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한 물 타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중이다. 따라서 민주당의 꼬리표가 된 사법 리스크와 결별을 위해선 이 대표가 침묵을 깰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비명계의 반발이 확산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정면 대응을 결정한 원인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비명계는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부정적 태도로 일관해 왔다. 지도부는 연신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축할 것을 요구했지만 비명계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 10일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사건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자 단일대오에 이탈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검찰 출석에 지도부를 총동원한 것이 ‘방탄’이라는 비난을 사 당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이에 비명계를 중심으로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자의 당직을 정지하는 당헌 80조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잠재우지 못하고 당에 위험을 전이할 경우 축출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비명계의 반발은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활용하거나, 대여투쟁 메시지를 강화하는데 큰 어려움을 초래하는 중이다. 따라서 위기감을 고조해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무용지물이 된 대여투쟁에 화력을 되살리기 위해선 이 대표가 정면 돌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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