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25일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라며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출마가 분열의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고, 극도로 혼란스럽고 국민들께 정말 안 좋은 모습으로 비춰질 부분이 있기에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 심정으로 그만두기로 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솔로몬 재판'은 고대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이 한 아이를 두고 진짜 엄마와 가짜 엄마가 다투자 '아이를 반으로 잘라 가지라'고 한 재판을 말한다. 진짜 엄마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포기했고, 솔로몬 왕은 이렇게 진짜 엄마를 가려냈다.

나 전 의원은 "이제 선당후사(先黨後私), 인중유화(忍中有和) 정신으로 국민 모두와 당원 동지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비전을 찾아, 새로운 미래와 연대의 긴 여정을 떠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저의 물러남이 우리 모두의 앞날을 비출 수만 있다면, 그 또한 나아감이라 생각한다"라며 "역사를 믿고 국민을 믿는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저의 진심, 진정성은 어디서든 변치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영원한 당원'의 사명을 다하겠다"라며 "정말 어렵게 이뤄낸 정권교체다. 민생을 되찾고 법치를 회복하고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이 소중한 기회를 결코 헛되이 흘려보내선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불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다른 후보를 지지하거나 연대할 것이냐는 질문에 "앞으로 전당대회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은 없다"라며 "어떤 후보라든지 다른 세력의 요구나 압박에 의해 (불출마를) 결정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