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전월세 금리 낮추고 한도 확대, '케이' 주요 대출금리 대폭 인하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주요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대폭 인하한 가운데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금리인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채권시장 금리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이달부터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도 하락한 덕분으로 해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전날 전·월세보증금 대출금리를 최대 0.67%포인트(p) 인하했다. 올해 들어 첫 대출금리 인하로, 이 상품 금리는 기존 연 4.891~5.963%에서 이날 현재 연 4.418~5.303%으로 하향 조정됐다. 신규코픽스 6개월물(연 4.290%)을 준거금리로 삼고 있다.

   
▲ 최근 주요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대폭 인하한 가운데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금리인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사진=각사 제공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최저금리도 종전 연 4.71%에서 최대 0.30%p 인하해 이날 연 4.408%로 조정됐다. 아울러 이 상품의 대출한도는 기존 임차보증금의 90% 이내 최대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했다. 소득이 없는 대출자도 1억원까지 한도를 보장한다. 1억원을 초과한 대출에는 소득·부채 등을 고려해 상환능력별로 차등화해 한도를 제공한다.

경쟁사인 케뱅은 기업대출 상품인 사장님 신용대출의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가계대출 금리도 전방위적으로 인하하고 있다. 우선 사장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 12일 최대 0.9%p 인하돼 연 5.72~7.95%를 형성했는데, 이날 현재 연 5.59~7.82%로 추가 하향조정됐다. 준거금리인 CD금리 3개월물이 3.66%로 안정세를 띤 덕분으로 해석된다.

뒤이어 17일에는 개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의 금리도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0.7%p 인하했다. 이에 두 상품 금리는 이날 현재 각각 연 4.79~10.52%, 연 5.30~10.52%를 띠고 있다. 지난 17일 당시 최저금리는 각각 연 5.62%에서 4.92%로, 연 6.13%에서 5.43%로 조정된 바 있다. 두 상품은 코리보(KORIBOR) 3개월물을 준거금리로 삼는데 이날 3.60%를 기록 중이다.

아울러 케뱅은 같은 날 아파트담보대출의 고정금리형 혼합금리 상품을 최대 0.34%p 인하해 연 4.58%에서 연 4.24%로 조정했는데, 이날 현재 금리는 연 4.07~5.07%로 더 떨어졌다. 고정금리 상품은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이후 금융채 12개월물을 반영한다. 

지난 25일에는 아담대의 변동금리 상품과 전세대출 금리도 대폭 내렸다. 아담대 변동금리 상품은 신규 구입 자금이거나 생활안정자금용일 경우 이날 현재 연 4.70~6.07%(신규코픽스 6개월 기준), 대환목적일 경우 연 4.69~6.07%(신잔액코픽스 3개월 기준)를 각각 적용 중이다. 

전세대출 금리는 최대 0.24%p 인하된 연 4.66~6.08%로, 청년전세대출은 최대 0.11%p 인하된 연 4.61~5.05%로 각각 조정됐다. 두 상품은 신규코픽스 6개월물(4.29%)을 준거금리로 삼고 있다. 

두 은행의 잇단 금리인하 행렬은 '기준금리 인상 정점론'이 부상하면서 최근 채권금리가 안정세를 띤 덕분으로 해석된다. 이날 은행연합회와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코픽스 신규취급액 금리는 16일 현재 4.29%로 전달보다 0.05%p 하락한 반면, 신잔액 금리는 2.92%로 0.27%p 상승했다. 

신규취급액 금리 하락은 지난해 2월 공시 이후 10개월 만이다. 금융당국의 예금금리 인상 자제 요청으로 주요 은행들이 예금금리 정상화에 나서면서 코픽스도 떨어진 것이다. 코픽스 금리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월세대출 등 담보대출 상품에 주로 활용된다.

   
▲ 26일 현재 코리보 3개월물(하늘색)은 3.59%, CD금리 91일물은 3.65%를 각각 기록 중이다./자료=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 제공


코리보 3개월물은 26일 현재 3.59%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18일 3.55% 이후 3.5%대 금리는 처음으로, 지난달 1일 4.08%를 정점으로 이달 4일 3%대로 재진입했다. 

CD금리 91일물도 26일 현재 3.65%까지 안정화됐다. 역시 지난해 10월 14일 3.66% 이후 3.6%대 금리는 처음이다. 지난달 26일 4.03%를 정점으로 연일 하락 중이다.

금융당국과 여론이 연일 비판 중인 '은행권의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격차) 확대'를 의식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식으로 금리를 자체 인하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신규코픽스 하락 폭이 0.05%p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가산금리 조정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은행은 가산금리 등 부분에서 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며 "특히 은행은 지난해 순이자이익 등 어느정도 여력이 생겼다.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보험사 CEO와의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의 대화에서는 "금융당국이 좋겠다고 보는 금리 수준이 있을 수는 없다"면서도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뿐만 아니라 시스템 안정 측면에서 그런 배려(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또 "예금금리 인하에 따른 코픽스 전이 효과를 통해 대출금리가 인하되는 선순환이 생기고 있다"며 "선순환 구조가 생기면 그 시점부터 직접적으로 개입을 안 하는 게 맞다고 말씀드렸는데, 지금은 한 절반 정도 진도가 나간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때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 압박에 나설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다소 안정화됨에 따라 시중은행에 이어 인터넷은행도 금리를 낮추게 됐다"며 "당국이 은행권에 연일 대출금리를 압박하는 만큼, 인터넷은행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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