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인내하며 때 기다리겠다"...국힘 당권 도전 불출마 선언
당대표 경선 김-안 '2강' 구도...유승민 지지표 안철수에게 갈까?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막판까지 고심하던 유승민 전 의원이 결국 당 대표 불출마를 선택했다.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유 전 의원까지 당권 레이스에서 빠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은 물론 유 전 의원 지지층 표심이 김기현 의원보다는 안철수 의원 쪽으로 이동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 전 의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겠다”라며 “폭정을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시는 시민들과 함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국민의힘 3.8전당대회에 출마한 (왼쪽부터)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사진=미디어펜 김상문기자


유 전 의원의 불출마로 당 대표 경선은 김기현 대 안철수 양강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비윤'을 넘어 '반윤'으로 불리는 유 전 의원의 지지표 상당수는 안 의원쪽으로 흘러갈 거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31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가 안철수 의원에게 유리할 거라고 본다"라며 "유승민 의원을 지지하는 표가 김기현과 윤핵관 쪽으로 가지는 않을 거 아닌가"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 중(유승민 지지표) 상당수는 참여 안 할 가능성도 있지만 참여 한다면 안철수 의원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중진 의원도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승민 전 의원 지지표가) 김기현 의원에게는 안 갈 가능성이 많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안철수 의원한테 다 갈 가능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2030청년 당원 표심이 대부분이다. 안철수 의원이 2030청년층이 좋아하는 얘기를 못하면 투표를 안 할 가능성도 많다"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도 "아무래도 김기현 의원보다는 안철수 의원쪽으로 더 갈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면서 "요새 안철수 의원의 상승세가 무섭다"라고 말했다. 다만 "결선투표라든지 변수가 많으니까 판세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거세게 비판하면서 당 내 '친윤계(친윤석열계)' 의원들과 극심한 갈등을 겪어왔다. 당 내 일부 친윤계 의원들은 유 전 의원의 '탈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이 이날 불출마 선언에서 ‘폭정을 막겠다’고 언급한 부분도 윤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전면에 내세우며 초반 지지율 상승을 이끌던 김 의원의 지지세는 최근 들어 주춤한 모습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안 의원이 김 의원을 제치고 당대표 적합도 1위를 차지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 국민의힘 유승민 경기도지사 후보가 경선을 하루 앞둔 4월19일 경기도민과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국회 소통관에서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알앤써치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지난 27~28일 전국 성인 1030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적합도(국민의힘 지지층 한정)를 물어 30일 발표한 데 따르면 안 의원 39.8%를 얻었고 김 의원 36.5%를 얻었다. 

안 의원과 김 의원 간 격차는 오차범위(±4.7%포인트) 내인 3.3%포인트다. 직전 조사 대비 안 의원은 20%포인트 상승했고, 김 의원은 13%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조사(무선 RDD 100%)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2.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다. '국민의힘 지지층 한정' 당대표 적합도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7%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