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KBS 2TV 금토드라마 '프로듀사'의 4색 사랑법은 어떤 결론을 내릴까? 각기 다른 4명의 사랑법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어리바리 김수현의 사랑법은 사실 선수급의 ‘위험한 사랑이다. 도도한 아이유는 실속형 ‘당돌한 사랑’, 연애고수 공효진은 속없는 ‘미련한 사랑’, 우유부단 차태현은 지우개 없는 ‘철든 사랑’으로 이름 붙이고 싶다. 당신이라면 어떤 과연 사랑을 택하고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

   
▲ 프로듀사 김수현/사진=KBS 캡쳐
♥어리바리 김수현? 선수급 ‘위험한 사랑’ 백승찬

백승찬역을 맡은 김수현은 최고의 엘리트지만 신입 PD로서는 어리바리하다. 순진무구할것만 같던 그가 회를 거듭할수록 일에서도 연애에서도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김수현은 자신의 마음을 숨긴 채 톱스타 신디(아이유 분), 선배 PD 탁예진(공효진 분), 라준모(차태현 분)에게 ‘훈수’를 둔다.

아이유의 기습키스에게 담담하다. 도무지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가 스스로 말한 ‘포커페이스’를 보인다. 공효진을 향해서는 ‘사고’를 치겠다면 은밀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내비친다. 차태현을 향해서는 공효진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한다고 ‘나쁜 사람’이라고 몰아 부친다.

공효진의 마음도 차태현의 속내도 알고 있는 그로서는 양패를 모두 쥐고 두 사람의 관계를 주시한다. 적당한 거리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긴장하게 만든다. 김수현으로서는 두 사람이 사랑을 이루든 이루지 못하든 손해 보지 않는 사랑이다. 김수현이 공효진과 차태현 사이에서 오작교가 되든 훼방꾼이 되든 ‘위험한 사랑’을 즐기는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 프로듀사 아이유./사진=KBS 캡쳐
♥도도한 아이유? 실속형 ‘당돌한 사랑’ 신디

친구도 없다. 부모도 일찍 여위었다. 13살 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이후 10년간 인형처럼 움직이며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그런 신디역의 아이유가 반란을 꿈꾼다. 세상일 모르고 그냥 시키는 대로만 생활했기에 뭘 모른다면 오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백승찬역의 김수현에게 고백하지만 어쩌면 치명적인 작업 멘트일 수도 있다. 세상과 마음을 닫고 살던 도도하고 차가운 그녀에게 어리바리하고 순수해 보이는 김수현은 새로운 희망이고 세상의 창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에게 밀당은 사치일수도 있다. 아이유는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일을 처음으로 김수현에게 고백하며 눈물을 흘리고 이를 위로하는 김수현에게 기습 키스를 한다.

고백에 키스까지 했지만 덤덤한 김수현의 태도에 초조해진 아이유는 결국 김수현을 찾아간다. 심지어 빗속에서 올 때까지 집 앞에서 기다리겠단다. 아이유는 김수현의 마음이 공효진에 가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다. 자신이 처음으로 마음을 연 사람의 관심은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아이유의 선택은 기다림이 아니다. 톱스타의 자존심도 아니다. 빗속에서 다른 곳을 바라보는 그를 시험에 들게 한다. 밀당은 필요 없다. 도도함도 필요 없다. 당돌한 대시로 아이유는 실속형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속만 끓이고 있는 공효진과는 정반대의 사랑법이다. 사랑이 용기이고 쟁취라면 당연히 아이유의 몫이 될 것이다.

   
▲ 프로듀사 공효진./사진=KBS 캡쳐
♥연애고수 공효진? 속없는 ‘미련한 사랑’ 탁예진

친구라는 이름 앞에 한없이 무너진다. 끝없이 주변을 맴돌며 마음을 내비치지만 정작 필요할 땐 용기가 없다. 3개월마다 남자를 갈아치우든 차이든 그 모든 것은 결국 자신을 몰라주는 답답함에 대한 이유 있는 반항이다. 프로듀사 속 탁예진역의 공효진 사랑법이다.
 
온갖 핑계로 그는 동창생이자 오랜 친구인 라준모역의 차태현 곁을 떠나지 못한다. 차태현 앞에만 서면 숱하게 해봤을 법한 고백한번 제대로 못한다. 마음은 애인인데 행동은 친구다. 사랑 때문에 잘못 고백했다 친구마저 잃을까 싶은 두려움에도 벙어리 냉가슴이다.

이건 보통 사랑이 아니다. 연애전선에 친구이자 사랑 같은 평행선은 없다. 언젠가는 친구가 되든 사랑이 되든 교차로를 만나게 된다. 친구 같은 남편, 연인 같은 아내는 있어도 말이다. 프로듀사속 공효진은 차태현 바라기다. 미련하게 바라보기만 한다. 상대가 몰라주거나 마음이 다르다면 치명적인 약점을 가진 속없는 미련한 사랑인 이유다.

   
▲ 프로듀사 차태현./사진=KBS 캡쳐
♥우유부단 차태현? 지우개 없는 ‘철든 사랑’ 라준모

대체 이런 사람에게 나란 존재는 여자로 비춰지기나 하는 걸까? 프로듀사속 공효진이 바라보는 차태현의 모습일테다. 도대체가 답답하다. 알 듯 모를 듯한 미묘한 표정. 관심인 듯 관심 아닌 관심 같은 그야말로 사랑의 미로다. 들여다 볼 수만 있다면 마음속을 들여다 보고 싶고 열어 보고 싶다면 머릿속이라도 열어보고 싶은 사람.

그런데 그게 아니다. 김수현은 차태현에게 공효진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척 한다는 것은 ‘나쁜 사람’이라고 몰아 부친다. 차태현이 말한다. “누가 누구를 책임질 수 없다면 그 사람의 인생에 끼어 드는 게 아니라고”.

눈물겨운 정답이다. 그의 사랑에는 지우개가 없다. 지우개로 지울 사랑이라면 차라리 자신의 가슴에 품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겠다는. 참사랑이다. 철든 사랑이자 어른의 사랑이다. 김수현이 공효진을 향해 쌓는 성이 ‘모래성’이면 차태현의 사랑은 이미 ‘공든탑’이다. 차태현의 지우개가 없는 사랑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