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수익 급감…반도체 수출도 마이너스 행진
호황 대비 선제적 준비 필요…경쟁국 수준 지원책 절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반도체 코리아’의 경고음이 한 단계 상향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이 급감하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황이 올해 상반기에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이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은 27000억 원에 그쳤고, SK하이닉스는 1조701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당분간 전망도 어둡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 부진과 반도체 시황 약세가 지속하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올 상반기에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1분기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적자 전환, SK하이닉스의 적자 지속을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 경쟁력 확보 등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불황 이후 예상되는 호황기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부터 삼성전자를 포함한 모든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이 감산과 투자축소를 병행하고 있어 향후 메모리 공급 축소 효과는 커질 전망”이라며 “특히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 완화로 3분기부터 북미 서버 및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회복에 따라 D램 가격은 상승 전환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반도체 시장의 불황은 한국 경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달 60억 달러에 머물렀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위축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08억달러) 대비 44.5%나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27.8%)보다 낙폭을 더욱 키우며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 감소액(-48억달러)은 전체 수출 감소액의 52%에 비중을 차지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당분간 수익 악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등에서는 미래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등 시점에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은 글로벌 100대 반도체 기업의 평균(67%)보다 낮은 65%로 나타났다.

   
▲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반도체 기업 효율성에는 시설투자, 연구개발(R&D) 등이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반도체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시설투자 세액공제 등 경쟁국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반도체 기업 효율성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효율성 값은 대만 0.75, 일본 0.75, 미국 0.73, 한국 0.65, 중국 0.59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효율성은 2018년 0.87로 1위였으나 지난해는 평균 이하로 하락했다.

최근 세계 각국은 반도체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시설, 연구개발, 인적자원 개발 등 대규모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반도체 인력 양성과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내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은 경쟁국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법인세 인하, R&D 및 시설투자세액 공제율 인상 등 최소한 해외 주요국 수준의 지원을 통해, 한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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