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7년 만에 적자…LG는 영업익 85% 급감
양사, 프리미엄 제품군 내세워 수익 반전 꾀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통상 ‘성수기’로 분류되는 4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보인 가전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가전 업체도 생산 라인을 조정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며 실적 반등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 통상 ‘성수기’로 분류되는 4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보인 가전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가전 업체도 생산 라인을 조정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며 실적 반등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VD)와 가전사업부에서 영업 손실 600억 원을 기록해 지난 2015년 1분기 이후 7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LG전자 역시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2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급감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영업 손실 1075억 원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이는 경기 침체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4분기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이벤트가 있어 업계 최대 성수기로 분류되지만,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수요가 위축됐다는 관측이다.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 상무는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하며 수요 하락,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줄었다”고 해석했다. 

이정희 HE경영관리담당 상무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TV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가전 기업 경기 침체 영향으로 생산량 조정에 나섰다.

밀레는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귀터슬로 가전공장에서 세탁기 생산을 일시 중단했고, 단시간 근무를 통해 출하량을 조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가전기업 월풀 역시 지난해 미국 내 세탁기 공장의 가동을 조정하고 생산 시설을 재배치했다. 

국내 기업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장 가동률을 조정하며 재고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TV를 비롯한 영상기기 생산 가동률이 75.4%로 전년 동기 대비 79.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도 세탁기의 경우 전년 동기(105%) 대비 17%포인트 줄어든 88%를 기록했고, 영상기기의 경우 81.1%로 1년 만에 가동률이 15%포인트 줄었다.

이에 따라 가전업계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요가 쏠리는 현상에 주목해, 프리미엄 제품군을 내세워 수익성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3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판매 측면에서는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와 B2B 온라인 채널 판매 강화 등으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 달 27일 컨콜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그동안 꾸준히 준비해 온 볼륨존 확대를 통해 제품 성장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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