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2년 100대 건설사 현장 사망자 총 154명
2021년 63명→지난해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52명
HDC현산 3년간 15명 최다…태영 '5명→0명' 감소
중대재해 발생 시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1주년을 맞았다. 중대재해법은 시행 전부터 애매모호한 기준 등으로 논란을 야기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중대재해와 경영책임자의 범위 등과 관련해 여전히 혼선을 빚고 있다.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과정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1년간 공과 과를 짚어본다.<편집자주>

[중대재해 1년-건설②]100대 건설사 사망자↓…태영·한양·KCC '제로(0)' 대열 합류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에 대해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법 시행 이후 건설현장 사망자 수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별 증감 여부는 차이가 있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안전관리 및 시스템이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 미디어펜이 국토교통부 사망사고 발생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 명단을 분석한 결과 지난 3년(2020~2022년)간 발생한 사망자 수는 154명으로 집계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7일 미디어펜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의 사망사고를 분석한 결과, 지난 3년(2020~2022년)간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사는 총 50개, 사망자 수는 154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살피면 2020년 100대 건설사 현장에서 사망한 근로자는 총 39명이었다. 이후 2021년에는 63명으로 61.5%(27명)나 증가했다.

그러나 중대재해법이 본격 시행된 2022년 총 사망자 수는 52명으로 전년 대비 17.4%(11명) 감소했다. 직전 연도 사망자 수가 증가세를 나타냈음을 감안하면 중대재해법 시행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건설사별로 살피면 지난 3년간 10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사망사고를 일으킨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0년 사망자가 없었으나 2021년 광주 학동 붕괴사고, 2022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등이 연이어 발생하며 각각 9명, 6명의 사망자를 냈다.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은 뼈를 깎는 쇄신을 단행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에서 사퇴한 뒤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 최고안전책임자(CSO)로 정익희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정 대표는 독자적인 CSO 조직 운영을 통해 전사적 안전·환경·보건 및 품질 시스템 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사고가 발생한 광주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과 화정아이파크에 대해서도 모두 철거 후 재시공을 결정하는 등 책임 경영을 통한 신뢰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 최근 3년(2020~2022년)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 중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별 사망자 수 집계 현황(시공능력평가 순위 순)./사진=미디어펜


◆현대건설·삼성물산, 중대재해법 시행 후 사망자 감소

현대건설은 3년간 총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HDC현대산업개발에 이어 두 번째로 사망사고가 많았다. 대우건설이 8명, DL이앤씨와 GS건설, 계룡건설산업이 7명으로 뒤를 이었다. 태영건설과 SGC이테크건설도 6명을 기록했다.

중대재해법 시행 전후인 2021년과 2022년만 놓고 보면 건설사별로 증감 여부에 차이를 보인다. 태영건설은 지난 2021년 5명의 사망자를 냈으나 지난해에는 1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아 중대재해 ‘제로(0)’를 달성했다.

태영건설은 지난 2021년 4월 안전보건위원회를 신설해 안전조직을 강화하고 재직기간 30년 이상인 ‘태영맨’ 배종건 부사장을 안전보건실장으로 선임하는 등 안전관리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근로자가 위험 인지 시 작업 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 근로자 작업중지권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1년 5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던 현대건설도 지난해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에는 2명으로 줄었다. 삼성물산도 2021년 3명에서 지난해 1명으로 감소했다. 한양과 KCC건설 또한 2021년 각각 3명, 2명에서 지난해에는 사망자 0명으로 '중대재해 제로'에 합류했다.

반면 DL이앤씨의 경우 사망자가 지난 2020년, 2021년 각각 1명에서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인 지난해 5명으로 증가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현재 국토부와 고용노동부로부터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 과정에서 미비했거나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에 맞춰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대재해법 시행 여부와 관계없이 3년간 사망자 수 0명으로 중대재해 제로를 유지 중인 건설사도 많았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50대 건설사 중 호반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우미건설, 반도건설, 신세계건설, 부영주택, 아이에스동서, HJ중공업, 라인건설, 금성백조주택 등은 지난 3년간 사망사고가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