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최근 개정된 운전자보험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해 피해자에게 형사합의금을 지급하는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의 보장 한도를 확대한데 이어 최근에는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을 포함하며 고객 유치에 나서는 모습이다. 운전자보험은 시장잠재력이 크고 손해율도 낮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모습./사진=연합뉴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최근 경찰조사 단계부터 ‘변호사선임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는 ‘KB운전자보험과 안전하게 사는 이야기’를 개정 출시했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형사합의금, 변호사선임비용, 벌금 등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다. 이 중 ‘변호사선임비용’은 피보험자가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 교통사고 가해자가 되어 피해자를 다치게 해 경찰조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되거나 재판이 청구된 경우 또는 구속이 된 경우에 변호사를 선임해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 운전자보험의 핵심 보장이다.

지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도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수사를 종결할 수 있는 1차 수사 종결권이 생겼다. 이에 경찰 수사단계에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경찰조사에 임할 경우 검찰에 송치되지 않고 사건이 잘 마무리될 수 있다.

이처럼 경찰조사 단계부터 변호사 도움의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지만, 기존 운전자보험에 탑재된 ‘변호사선임비용’의 경우 경찰조사를 마치고 정식 기소상태 또는 재판, 구속됐을 때에만 변호사 선임 비용 보장이 가능해 경찰조사 단계에서 보장 공백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를 보완해 출시된 ‘KB운전자보험과 안전하게 사는 이야기’는 기존 ‘변호사선임비용’에서 보장받을 수 있었던 보장에 더해 △경찰조사 후불송치된 경우 △검찰에 의해 약식기소 또는 불기소된 경우까지 보장범위를 확대했으며, 피해자 상해급수에 따라 차등 보장한다.

변호사 선임비 특약은 DB손해보험이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먼저 출시했다. 이후 DB손보는 이 특약에 대한 배타적상품권(3개월)을 획득했고 기한이 2월부터 풀려 KB손보가 이번에 같은 특약을 출시하게 된 셈이다.

메리츠화재도 지난달 31일부터 운전자보험 보장을 강화했다. 자동차사고 상해등급 8~14등급에 해당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 가입자에게 최대 1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현대해상과 삼성화재도 운전자 보장 강화 상품을 출시를 준비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보험은 보험사의 장기상품 중 흔치 않게 이익을 내고 있는 효자상품이다. 손해율을 살펴보면 2019년 63.3%, 2020년 61.2%, 2021년 58.4%로 꾸준히 하락해 왔다. 특히 2020년 3월 ‘민식이법’ 시행 이후 사고 리스크를 덜기 위한 운전자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판매량은 급격히 증가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 운행량 감소로 손해율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2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와 비교해 운전자보험 시장 규모는 900억원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보험업계는 평가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보험사들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운전자보험은 손해율도 안정적인 편으로 앞으로도 보험사들은 보장 범위 확대, 보험료 페이백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운전자보험 판매를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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