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의 '도시건축디자인 혁신'에 도전한다. 

혁신적 디자인의 민간 건축물에 용적률 1.2배, 건폐율 완화 등과 같은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공공 건축물은 사전공모 제도를 통해 디자인부터 확정한 뒤 공사를 시작하며, 창의적 디자인이 가능하도록 설계비·공사비를 유연하게 조정한다.

그 첫 작품은 한강 '노들섬'이 대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창의적 디자인의 건축물 건립을 어렵게 했던 제도와 행정 절차를 대대적으로 손질하고, 혁신적 건축물이 서울 곳곳에 건립되도록 인센티브 등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공공 분야부터 창의적 디자인의 건축설계를 유도하면서, 민간 건축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예술성과 상징성이 필요한 공공 건축물은 '선(先) 디자인 후(後) 사업계획' 방식의 디자인 우선 행정시스템을 가동, 초기 단계에서 '기획 디자인 공모'를 통해 창의적 디자인과 콘텐츠를 우선 확정한 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적정 공사비를 책정해 실행력을 담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같은 비정형 건축물처럼 특수공법이 필요한 경우, 설계비와 건축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할 계획이다.

민간 건축물에는 혁신 건축 디자인 제안(공모)과 통합선정위원회(가칭) 검증을 거쳐, 필요성이 인정되면 높이(층수)·용도 등 규제 완화와 법정 용적률 120%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통합선정위는 도시, 건축, 교통, 환경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대상 지역의 선정과 사업 관련 자문, 부서 간 업무 조정 등을 맡는다.

통합심의로 초기의 혁신적인 설계안이 왜곡되는 일이 없도록 막고, 사업 전 과정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지원한다는 것.

서울시는 건축가의 위상 강화와 건축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서울시 건축상'을 내실화하고,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등 관련 행사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에 버금가는 상장·상금을 수여하고, 건축상 심사위원단도 세계적 건축가와 전문가로 구성하며, 수상자는 설계공모전 참여 시 가산점 부여 등을 통해 별도로 우대한다.

또 '특별건축구역' 제도를 '디자인 자유구역'으로 전면 개편한다.

특별건축구역은 주변과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을 유도하기 위해 건축법에 따라 아파트 일조권 등 일부 규정을 배제·완화해 적용하는 공간이지만, 지금까지는 창의적 설계안이나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하기보다, 일조권 등 규제를 완화하는 수단으로만 제한적으로 활용돼왔다. 

특히 디자인 자유구역을 활성화해 높이(층수)·용도 등 규제 완화, 용적률 20% 상향 인센티브로 민간의 혁신 디자인을 유도할 예정이다.

서울형 용도지역제인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의 세부 운용기준도 곧 마련, 다용도 복합개발을 허용함으로써 일자리, 주거, 여가, 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혼합된 미래형 공간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주거 분야에서도 혁신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경관, 조망, 한강 접근성, 디자인 특화설계 등 요건이 충족될 경우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허용,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다세대·연립주택 등 저층 주거지는 디자인 특화 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 주민 편익 시설 등을 확대하는 '더 살기 좋은 동네 한층 더 예쁜 집 만들기 프로젝트'(가칭)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디자인 혁신 방안과 관련, 서울시는 노들섬, 제2세종문화회관, 성동구치소, 수서역 공영주차장 복합개발 등 공공분야 4개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1호 사업'인 노들섬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기획 디자인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아마게르 바케(코펜 힐) 소각장 등을 설계한 BIG(덴마크), 스페인 세비야 메트로폴 파라솔 설계자인 위르겐 마이어(독일) 등 세계적인 국내·외 건축가를 초청해 지명 공모하는 방식이다.

디자인이 결정되면 사업 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투자심사 등 예산확보를 위한 사전절차 후, 공모를 통해 최종 설계자를 선정한다.

노들섬 사업은 '자연과 예술, 색다른 경험이 가득한 한강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목표다.

'예술섬'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디자인을 개선하고, 섬의 동서 측을 연결해 한강의 석양을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보행교를 신설하며, 한강 배경 수상예술무대도 조성한다.

한편 민간 분야는 올 상반기 중 '도시·건축 혁신 시범사업' 공모를 통해, 대상지 5개소 내외를 선정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그동안 창의적 디자인의 건축물 건립을 어렵게 만들었던 재도와 행정 절차를 대대적으로 손 보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해 민간 분야의 혁신 디자인 확산을 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