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농지법을 위반하고 땅 투기를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기영옥(66) 전 광주FC 단장이 항소심에서 감형돼 실형이 아닌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부(항소부·김평호 부장판사)는 9일 농지법 위반과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기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 사진=광주FC


기 씨는 아들인 프로축구선수 기성용과 함께 2016년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 농지 등 10여개 필지를 50여억원에 사들이면서 허위 농업 경영 계획서를 제출하고 토지 일부의 형질을 불법적으로 변경한 혐의(농지법 위반 등)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아들 기성용이 직접 계획서를 작성한 것처럼 허위 문서를 만들어 제출한 혐의(사문서위조 등)도 받고 있다

기 씨가 매입한 토지에는 농지, 군사보호구역,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마륵공원) 편입 용지가 포함됐다.

기 씨는 땅 투기 혐의에 대해 "유소년축구센터 건립을 위한 매입이었고, 시세 차익을 보려는 목적은 아니었다. 법을 몰랐던 제 무지와 잘못이다. 추후에라도 축구센터를 지어 봉사하고 싶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기 씨는 실제 경작 의사 없이 농지를 사들여 죄질이 좋지 않다. 아직 이 토지가 개발 제한이나 군사 보호구역에 속하지만 언젠가 개발 이익이 발생할 수 있고 일부는 마륵공원 부지에 포함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 씨가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아들 기성용이 불법 행위를 사과하면서 20억원을 기부해 지가 상승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상당 부분을 환원한 점, 기씨가 공인으로서 축구센터 건립 의지와 책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 형이 다소 무겁다. 공인의 아버지이자 피고인 역시 공인으로서 더 책임감을 가지라는 의미로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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