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상생협력 모델, 내수시장 활력 불어넣어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창조경제가 웃었다. 형님먼저 아우먼저의 상생이 창조경제를 웃게했다. 다름아닌 SK하이닉스 노사의 결정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서로 협력해 임금인상의 일정액을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개선에 적극 나서 침체된 내수시장에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와 공유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최초 산업계에서 상생협력 모델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간 일부 기업들이 성과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는 어느정도 자리잡았다. SK하이닉스 처럼 임금인상의 일정액을 협력사 구성원들에게 지원하는 제도는 이번에 처음 시도됐다.

SK하이닉스가 협력사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이번 ‘상생협력 임금공유’는 ‘융합’과 ‘창조’로 새로운 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궁극적인 목표를 가진 정부와 기업의 좋은 첫 번째 사례로 꼽힌다.

최근 내수 경기가 침제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결정은 국내 산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더 나아가 다른 기업들의 임금 협상 등에도 영향을 미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반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 SK하이닉스는 임금협상 타결에 따라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개선과 안전·보건 환경 개선에 지원하는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SK하이닉스는 임금협상 타결에 따라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개선과 안전·보건 환경 개선에 지원하는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직원들이 임금 인상분의 10%를 내면 회사가 같은 10%를 추가로 내는 방식이다. 결국 인상분의 20%를 지원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임금협상에서 합의한 임금인상 재원 3.1% 중 10%인 0.3% 포인트를 내 놓고 이와 같은 규모인 0.3%를 회사가 매칭그랜트로 추가로 내놔 총 0.6% 포인트 만큼의 비용을 협력사 직원들에게 제공하게 된다.

이는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인건비가 1조6000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연간 60억원이 협력사에 지원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실제로는 2.8%만큼만 임금인상률을 적용받는 것이다.

이천과 청주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는 약 4000여명의 협력사 직원은 1인당 평균 150만원씩을 지원받는 셈이다. 지원금은 임금인상, 복리후생 등 처우개선 및 안전·보건 환경 개선에 대한 투자로 사용된다. SK하이닉스 측은 협력사 인원을 더 면밀히 검토한 후 하반기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국내 노동시장에서 항상 논란을 가져왔던 임금과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반성장을 장려해왔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이렇다 할 상생 방안을 만들지 못했다.

SK그룹은 지난 2009년 국내 최초로 그룹 내에 동반성장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협력사와의 상생에 깊게 고민해왔다. 또 SK그룹은 정부와 함께 창조경제를 추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 결과는 SK하이닉스의 ‘상생협력’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도입한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등에 대한 시행방안 수립과 통상임금을 포함한 생산직의 임금 및 직급체계를 산업구조 변화에 맞게 개편하기 위한 ‘임금체계 개편위원회’를 만들어 올 하반기부터 운영한다. 

지역사회에도 직접적인 동반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시-농촌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SK하이닉스는 농협과 연계해 직원들에게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해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농가에 연 100억 규모의 안정적인 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의 ‘상생협력을 통한 행복경영 실천’을 위한 기업문화를 노사관계 측면에서 적극 받아드렸다”며 “반도체 산업의 경쟁 가속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최근 환경안전 이슈와 관련된 대책 마련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조기에 타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