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심하다면 근처 의료기관 찾아 각종 호흡기 질환 감염 여부 진단해야"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최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와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더해 다른 바이러스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퍼지는 이른바 ‘멀티데믹(감염병 복합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상만으로는 이들 호흡기 바이러스 증상 구분이 어려워 ‘코로나19·독감 동시 검사’ 등을 통한 전문적인 동시 검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 서울 동작구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가을 3년 만의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과 함께 트윈데믹이 본격화 된 가운데 설 연휴 이후 갑작스럽게 시작된 강추위까지 더해지면서 멀티데믹 유행 위험이 높아졌다. 멀티데믹으로 비슷한 질병에 동시 감염되면 감염병별 구분이 어려워 진단이 늦어질 수 있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멀티데믹은 코로나19 팬데믹을 넘어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이하 RSV) 등 3종 이상의 여러가지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멀티데믹이 발생할 경우 감염자가 뒤섞이거나 두가지 이상 바이러스가 동시 감염된 사람이 생겨 감염 유행이 거세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코로나19와 독감, RSV는 발열과 기침, 콧물, 재채기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단순 겨울철 감기로 오인하게 쉬운 호흡기 감염병으로 증상만으로는 이들을 구분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독감을 ‘독한 감기’로 인식하는데 갑작스러운 고열과 근육통, 쇠약감 등 전신 증상이 감기보다 심하게 나타날 뿐 아니라 백신으로 어느 정도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등 사실상 감기와는 다르다. 

또 독감은 잠복기가 1~4일로 짧고 기침이 나고 고열이 나는 순서로 진행되는 반면 코로나19는 7~14일로 잠복기가 길고 발열증상 이후 인후통이 발생하고 후각 또는 미각 손실, 호흡곤란 등 특이증상이 나타난다. RSV는 주로 겨울에 유행하며 2세 이하 영유아나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노인이 주로 감염된다. 기침과 재채기를 기본으로 숨을 쌕쌕거리며 가쁘게 쉬거나 구토를 할 수 있으며 성인은 가벼운 감기 정도의 증상에 그치지만 영유아는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코로나19 등 이들 호흡기 바이러스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는 구분이 힘들어 적시·적절한 대응이 어렵고 동시 감염될 경우 중증도가 올라갈 수 있다. 2020년 영국 공중보건국 조사에 따르면 동시 감염자들의 사망률은 미감염자의 6배, 코로나19만 감염된 환자의 2.3배로 나타났다. 

따라서 발열과 기침 등 호흡기 감염병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하거나 코로나19 감염 이력, 백신 접종력 등을 확인한 후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에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는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됨에 따라 코로나19와 독감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PCR 검사를 급여로 전환, ‘코로나19·독감 동시 검사’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독감 동시 검사는 코로나19 또는 계절성 인플루엔자 관련 임상 증상이 있는 환자로 의사가 동시 검사 필요성을 인정한 경우에만 시행 가능하다. 특히, GC녹십자의료재단에서 진행하는 동시 검사는 코로나19(SARS-CoV-2)와 A형 독감, B형 독감과 함께 RSV 바이러스를 한 번의 검사로 동시에 진단할 수 있다.

송성욱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3년 만에 노마스크 시대가 왔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코로나19와 독감, RSV를 비롯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가 도처에 상존하고 있기에 방심하긴 이르다”며 “유독 감기 증상이 심하다면 근처 의료기관을 찾아 ‘코로나19·독감 동시 검사’를 통해 코로나19와 독감, RSV 등 각종 호흡기 질환 감염 여부를 빠르게 진단해 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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